“적극 투표로 영향력 키워야…전당대회 연사에 아시아계 없어 속상”

“미국 대선에서 아시아·태평양계(AAPI) 유권자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부를 가르는 득표차(margin of victory)가 될 것이다”

미국 민주당이 시카고에서 개최중인 전당대회에 참가한 아시아계 정치인들은 20일 초접전이 예상되는 경합주 선거에서 아시아계 유권자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주(州) 의회 상·하원과 시의원 등 다양한 선출직에 있는 이들은 그동안 소외됐던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민주당도 아시아계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마리아 세르바니아 노스캐롤라이나주 주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1만여 표 차로 패배한 노스캐롤라이나의 AAPI 유권자가 25만명이라면서 “우리는 승리를 가를 수 있는 표 차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회에서 첫 필리핀계 의원이자, 역대 두 명에 불과한 아시아계 의원이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는 줄리 수 노동부 장관 대행과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USTR) 등 아시아계 고위 관료가 있다면서 “해리스-월즈 선거운동은 우리 같이 생긴 사람들이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 주상원의 유일한 인도계인 프리야 순다레샨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애리조나를 고작 1만여 표 차로 가져갔다면서 “모든 지역 사회와 모든 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바다주 주의회의 첫 필리핀계 의원인 에리카 모스카 네바다주 주의원은 “네바다에서 아시아·태평양계는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말했고, 엘리자베스 리 미네소타주 주하원의원도 자신이 미네소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선거구를 대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올리 허 미네소타주 주하원의원은 “전체 국가 단위로 보면 우리는 (인구 규모가) 작아 보이지만 위스콘신에는 많은 아시아계가 있어 공화당 (우세) 지역이라도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사는 선거구를 대표하는데 이 지역에는 허 의원과 같은 몽족 출신이 많다고 설명했다.

허 의원은 인도계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라 크게 고무됐다면서도 “난 전당대회 연사 중에 나 같이 생긴 사람이 없었고, 우리가 AAPI 사람을 무대에 올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흑인과 히스패닉 등 다른 소수 인종보다 존재감이 약한 아시아계가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면 투표하고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중국계로 시카고시의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니콜 리 시카고 시의원은 “난 평생 투표하지 않고 살다가 생애 첫 투표를 나를 위해 한 나이 든 친척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투표가 그들의 일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정치 전략가로 활동하는 앨버트 서(한국명 서원)씨는 아시아계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투표하고 있고 해리스 부통령도 아시아계 미국인 접촉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면서 “미국 전역에 있는 비(非)아시아계 선출직들은 아시아계의 표가 중요하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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