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254개사 파산···5년전比 7배”
탤리 등 대형 VC 투자받은 업체도 파산
IPO·M&A 등도 씨말라···자금난 직면

미국 경제 호황기 우후죽순 생겨났던 스타트업들이 최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거 파산 위기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 시간) 자산 관리 서비스 업체 카르타를 인용해 미국 스타트업의 파산 사례가 지난해보다 60%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1분기 카르타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타트업 고객사 중 254개 업체가 파산했다. 파산 비율은 카르타가 스타트업 파산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7배 이상 높아졌다.

자금줄이 말라 파산한 스타트업 목록에는 핀테크 업체 탤리도 포함됐다. 탤리는 2022년 앤드리슨호로위츠와 클라이너퍼킨스 등 대형 벤처캐피털로부터 1억 7000만 달러(약 2300억 원) 이상을 조달했으며 당시 평가된 시장가치가 8억 5500만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폭스코프, 앤드리슨,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산하 사나빌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억 5000만 달러를 조달한 라이브 스트리밍 웹사이트 카페인 역시 파산했다. 앞서 30~40억 달러 규모 가치를 인정 받았던 헬스케어 스타트업 올리브와 트럭운송 스타트업 콘보이도 자금 고갈을 견디지 못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유치했던 오피스 공유업체 위워크도 지난해 11월 파산신청을 했다.

이같은 줄파산은 2022년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스타트업계의 고통스러운 조정 과정에 해당한다고 FT는 진단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이후 벤처 대출이 크게 줄어든 데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자들의 투자도 위축되면서 업체들의 자금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감소로 벤처캐피털들이 자금 회수를 못해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금 상환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카르타에 따르면 실제 2021년 조성된 벤처펀드 가운데 9%만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상환했다. 2017년에는 상환펀드 비중이 전체의 2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저조한 수준이다.

스타트업계의 자금난이 지속될 경우 그 영향이 다른 부문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파산 급증 이유에 대해 “2021∼2022년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의 기업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이어 “미국에서 벤처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40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며 “파산 증가세가 둔화하지 않을 경우 경제의 다른 분야로 (타격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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