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이 지난 17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 영화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직격한 이후 영화 관람료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격을 급격히 인상해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과 단순 비교하기는 것에 무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냉면, 치킨 가격 상승을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관람료는 평일 1만4000원 정도이며 주말, 특수 상영관 관람료는 1만6000원~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관람료는 평균 1만5000원선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4000원 가량 오른 셈이다. 이처럼 영화 티켓 가격이 상승한 것은 코로나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주요 극장 사업자들이 코로나 이후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배우 최민식이 코엑스에서 열린 ‘파묘’ 무대인사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플리스 블루종을 입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배우 최민식이 코엑스에서 열린 ‘파묘’ 무대인사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플리스 블루종을 입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실제로 코로나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영화관은 거의 폐업을 할 정도로 위기를 겪었다. CJ CGV(079160)는 2020년 연결 기준 매출액 5834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3925억원이었다. 2021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은 7363억원, 영업손실은 2411억원을 기록했다. 엔데믹 시점인 2022년에는 실적이 다소 개선됐다. 기저 효과로 인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1조 2,813억원이었고, 연간 영업손실은 768억원으로 전년보다 1646억원 감소했다. 2023년에는 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조5458억원, 영업이익은 49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국내 대표 영화관 사업자인 CJ CGV도 이처럼 코로나 기간 동안 커다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66년 전통의 대한극장은 코로나 타격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했다.

삼계탕. 사진=이미지투데이

삼계탕. 사진=이미지투데이

영화 티켓 가격만 오른 건 아니다. 엔데믹 이후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냉면, 삼계탕 등 음식 가격도 상승했다. 유명 삼계탕 전문 식당의 경우 2만원에 달하고, 서울의 7월 삼계탕 가격은 1만7천38원이다. 이는 7년 전(1만4천77원)보다 21.0%(2천961원) 오른 것이다.

냉면도 마찬가지다. 유명 냉면 전문점의 경우 한 그릇에 1만6000원이다.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가격은 1만1천923원으로 1만원에 못 미쳤던 3년 전(9천577원)보다 24% 올랐다.

냉면. 사진=이미지투데이

냉면. 사진=이미지투데이

치킨가격도 만만치 않다. BBQ, 교촌애프엔비(교촌치킨), bhc 등 주요 치킨 브랜드 3사는 원가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치킨 값을 2000~3000원씩 올렸다. 배달비를 포함하면 치킨 가격은 3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영화 관람료를 비롯해 치킨, 삼계탕, 냉면 등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 가운데 배우 최민식의 “나라도 영화 보러 안 간다”며 평균 1만5000원에 달하는 영화 티켓 가격을 비판하자 업계를 비롯해 관객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그렇게 많은 게런티를 받는 유명 배우가 영화 티켓 가격이 비싸니 내리라는 말을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코로나 당시 업계 자체가 소멸할 뻔 했고 영화계만 티켓 가격을 올린 것도 아니고 모든 물가가 올랐는데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의견”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영화 관람료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업종과 비슷하고 특히 코로나 당시 영화관은 폐업 수준이었다”며 “치킨도 3만원이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일 수 있지만 영화 콘텐츠 소비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교촌치킨

사진 제공=교촌치킨

사진 제공=BBQ 치킨

사진 제공=BBQ 치킨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영화 티켓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 이후 넷플릭스 등 OTT가 주요 콘텐츠 채널로 부상하면서 비교 대상 자체가 달라졌다. 영화 1편 보는 가격으로 한 달 내내 OTT를 볼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영화 관람료가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영화관에 가지 않았다는 30대 A씨는 “별로 볼게 없어도 OTT 채널 이리 저리 돌리는 게 콘텐츠 이용 패턴이 됐다”며 “영화가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고 한두편이라 이라도 OTT에서 재밌는 것을 건지면 더 이익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포스터.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포스터. 사진 제공=넷플릭스

그렇다면 가격을 내리면 관객들이 영화관을 더 많이 찾을까? 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결국 콘텐츠가 문제지 가격이 아니라는 의견과 그나마 가격이라도 내리면 관객이 돌아올 것이라는 것. 업계의 관계자는 “아무리 영화 관람료가 부담스럽다고 해도 ‘범죄도시’ 시리즈, ‘서울의 봄’, ‘파묘’ 등은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며 “가격을 내렸다면 이 영화들이 이천만이 들었을까. 아니다. 결국 영화가 좋으면 다 본다”고 전했다. 반면 또 다른 이는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일단 부담감으로 인해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있다”며 “조금이라도 내리면 관객이 더 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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