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주변서 대규모 집회…민주당에 이스라엘 무기 지원 중단 촉구

진보 유권자들, 가자전쟁 때문에 지지 고민…”해리스, 미시간 잃을 것”

“카멀라 해리스는 미시간을 잃을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 시카고에서 만난 대니얼 스미스(71)씨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가자지구 전쟁이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이날 시카고 유니언 공원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미시간에서 온 스미스씨는 ‘미시간은 또 다른 폭탄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적은 팻말을 들고 있었다.

미시간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려면 꼭 가져가야 하는 경합주 중 한 곳이다.

미시간은 워낙 적은 표차로 승부가 갈릴 수 있어 현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반발하는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미스씨는 가족 친지 100명을 잃은 팔레스타인인을 친구로 두고 있어 양심상 해리스 부통령을 찍기 어렵다면서 “난 트럼프가 너무 걱정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수도 있지만 보통 선거 때마다 해 온 것처럼 집마다 돌면서 지지를 호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위는 미국 전역의 200여개 단체가 참가하는 ‘민주당 전당대회로 행진'(DNC 행진)이 조직했다.

시위대의 핵심 요구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도움 되는 무기 수출을 금지하라는 것이다.

시위에 참여한 단체들을 개별적으로 보면 이민권, 사회주의, 노동자 권리 등을 옹호하는 진보 성향이라 평소 같았으면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큰 유권자들이다.

이들은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지원하고 있어 민주당을 지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우호적이라는 평가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가 주지사로 있는 미네소타주에서 버스를 타고 온 다이앤 슈렉(68)씨와 킴 디프랑스(59)씨도 그런 의견이었다.

슈렉씨는 “해리스 부통령이 지금 정말 그럴싸한 쇼를 하는 것 같다”면서 “그녀는 젊은이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집단학살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표를 잃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지사 선거에서 월즈에게 투표했다는 디프랑스씨는 “월즈는 사회과목 교사라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민주당이 옳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에서 온 제시 프로펫(31)씨는 이전에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해리스 부통령을 찍을지 사회주의진보당(PSL)을 찍을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면서 “민주당은 자기가 공화당보다 낫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스라엘의 학살을 더 지원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을 믿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시카고 출신인 로버트 닐(65)씨는 가자 전쟁이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많은 사람이 카멀라 해리스가 이스라엘만 지지한다고 오해하는데 그런 게 아니라 그녀는 양쪽을 다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해리스 2024’를 적은 깃발을 들었는데 ‘해리스-월즈 2024’를 새긴 깃발을 주문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 장소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차로 3분 거리에 불과했다.

주최 측은 최소 2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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