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교육관은?…눈여겨 볼 정책들

11월 대선을 앞두고 두 후보가 판이한 교육 정책으로 맞서고 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미국 교육 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로이터]

해리스 ‘공립’ vs. 트럼프 ‘사립’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 존폐 결정

‘노예·인종’ 둘러싼 역사 인식 판이
교내 성소수 학생 보호 정책 판가름

미국 교육계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저하된 교육 수준 회복에 여념이 없다. 이런 가운데 올해 치러질 대통령 선거 결과가 향후 교육계의 방향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치원에서부터 12학년에 이르기까지 인종 갈등, LGBTQ 갈등, 노예제도, 평등과 관련된 격렬한 문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나날이 치솟는 대학 등록금으로 등록 미달이 우려되는 등 교육계가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미국 교육계가 직면한 여러 현안에 대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향후 교육계의 방향과 유권자의 표심을 가를 두 후보의 교육 정책을 요약했다.

■공립학교 vs. 사립학교

해리스 후보는 유치원~12학년 공립학교에 대한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공립 학교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 교사의 임금을 인상하고 이를 통해 취약 지역 공립 학교 교육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교육 정책의 골자다.

해리스 후보는 대학 교육 시스템과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전망이다. 그중 핵심은 법원과 의회에 번번이 막혀 실행이 지연되고 있는 대규모 학자금 탕감 프로그램이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흑인 학생 비율이 높은 대학에 더 많은 자금이 지원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반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전면적인 교육 정책 개혁이 예상된다. 줄곧 교육부 전면 폐지를 주장해 온 트럼프 후보의 교육 정책은 900페이지에 달하는 보수 정책 계획서인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에 잘 드러나 있다. ‘프로젝트 2025’에는 사립 학교 시스템을 확대하고 성소수자 학생 보호하는 타이틀 IX 폐지, 어퍼머티브 액션과 ‘DEI’(다양성, 포용성, 형평성) 정책을 유지하는 대학을 기소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 존폐 결정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그램인 SAVE가 연방법원에 의해 집행 정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노력은 지난 4년간 가장 큰 성과로 인정받고 있으면 해리슨 후보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같은 정책에 ‘올인’할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까지 연방 교육국은 약 460만 명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자를 대상으로 약 1,600억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을 탕감했다. 탕감 대상에는 공공 기관 근로자, 장애인, 학자금 대출 사기 피해자, 학교가 폐쇄된 경우 등이 포함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반대해 온 트럼프 후보는 연방법원의 최근 판결을 반긴 바 있다. 트럼프 후보는 학자금 대출 탕감 대신 대학 학비를 낮추고 대학 졸업생이 학자금 대출 상환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이 교육적인 책임을 져야 할 필요를 줄곧 강조해 왔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소득 기반 학자금 대출 상환 프로그램 개념에는 동의하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SAVE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손볼 것이 확실시된다. SAVE는 예정대로라면 7월부터 수백만 명의 학자금 대출을 절반으로 줄여줄 계획이었지만 초과 행정 권한을 주장하는 공화당 소속 의원의 소송 제기로 집행 정지 상태다.

■ ‘노예 제도·인종 차별’ 둘러싼 역사 인식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교육 과정 수립 절차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 이는 의회도 마찬가지로 교육 과정 수립은 전적으로 주정부와 각 교육구의 권한이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와 의원들은 정치적 영향력을 등에 업고 유권자를 상대로 자신이 지지하는 교육 정책을 강조할 수 있다.

해리스 후보는 이른바 ‘도서 금지’(Book Bans)를 반대한다. 그녀는 현재 선거 캠페인을 통해 ‘우리는 살상용 무기 금지를 원하지만, 그들(트럼프 및 공화당)은 도서 금지를 원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강조하고 있다. 해리스 후보가 언급하는 도서란 비판적 인종 이론, 성 이론, 기타 부적절한 인종적·성적·정치적 내용이 포함된 교과서를 말한다. 트럼프 후보는 이들 내용을 다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나 프로그램에 대한 연방 예산 집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교육 수준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이른바 ‘커먼 코어 커리큘럼’(Common Core State Standards)이 현재 교육 정책을 둘러싼 양당 간 정치적 논쟁의 불씨를 제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과 동시에 애국 교육을 고취하겠다는 목표로 ‘1776 위원회’(The 1776 Commission)를 설립했다. 위원회는 퓰리처 상을 받은 뉴욕 타임스의 ‘1619 프로젝트’와 노예 제도를 미국 사회 불평등의 뿌리로 가르치는 학교가 늘어나는 움직임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였다.

당시는 미국 교육계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인종 차별에 대한 영향과 공립 교육에 대한 위기론이 제기되던 시기였다. ‘전국 교육 수준 평가’(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 Progres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8학년 학생 중 약 15%만 미국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트럼프 후보 측은 노예 제도 등 미국 역사의 수치스러운 부분을 들춰내는 것이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부정적이고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리스 후보 측은 수치스럽고 힘든 역사적 교훈을 받아들여야 학생들이 미국 민주주의 이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교내 성소수 학생 보호 정책

1972년 제정된 성차별 금지법 타이틀 IX를 둘러싼 두 후보의 시각도 판이하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 바로 성전환 학생의 스포츠 경기 참가를 규제하는 문제다. 연방 교육부 인권 담당 부서는 지난해 학교 측이 성전환 학생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맞는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26개 주에서 유치원~12학년, 대학 스포츠팀에서 성전환 학생이 자신의 성정체성에 따라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후보는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을 제외하겠다’라고 공약한 바 있으며 그가 당선될 경우, 이 같은 공약을 기반으로 타이틀 IX 법안 수정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국세청, 인력 감축으로 5000억 달러 세수 감소 위기 직면

세수 감소로 정부 서비스 축소나 국가 부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세청(IRS)이 심각한 세수 감소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 효율성 부서의 ...

[속보]뉴멕시코, 자동차 전시회서 총격 사건 발생, 3명 사망 14명 부상

희생자는 19세 남성 2명과 16세 소년 1명 뉴멕시코주 라스크루세스에서 열린 비공식 자동차 전시회에서 대규모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

트럼프의 탄핵압박에 맞선 판사 “내 명령위반, 끝까지 판다”

보스버그 판사 "외국인추방 때 인용한 법, 전쟁때만 적용가능" '트럼프 폭주' 견제하는 사법부와 행정부간 긴장 가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탄핵' ...

“상업용 부동산 낙관적이지만… 법안 변경 등 불확실성도”

‘부동산 자문 위원회’ 보험료 등 이슈 꼽아 금융 비용 높아 투자자들 ‘신중 모드’ 지속 세계적인 부동산 자문 기구인‘부동산 자문 위원회’(CRE·Counselors ...

세계실내육상선수권 금메 우상혁 …도쿄까지 행복한 점프

난징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2m31로 우승 ‘파리 올림픽 챔피언’ 해미시 커의 축하받아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빛나는 2025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

‘군인’ BTS 정국, 복무 중 ‘주식 83억’ 탈취 피해

“해킹범 못 찾아”..빅히트 입장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군 입대 후 해킹으로 주식을 탈취당하는 피해를 입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한국시간) ...

‘사재기 구속’ 영탁 전소속사 대표 실형 불복..4월 항소심 재개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음원 사재기 혐의로 결국 실형을 선고받은 가수 영탁의 전 소속사 대표가 항소심으로 넘겨져 오는 ...

“’신혼여행’까지 미루고..” 조보아는 무슨 죄?

김수현 첫사랑→최대 피해자 배우 조보아가 김수현 사태로 인해 안방극장 복귀에 차질이 생기는 '불똥'이 튀며, '최대 피해자'로 떠올랐다. 조보아는 OTT 디즈니+ ...

민주당, 트럼프 재집권 이후 중간선거 패배 우려 고조

2026년 중간선거 패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 민주당이 2024년 대선 패배 이후 유권자들의 실망과 분노에 직면하며 2026년 중간선거에서의 패배 가능성에 ...

존립위기에 처한 LA 문화거점, 리틀 도쿄… 엘에이 한인타운도 위험..

100년 전통의 엘에이 리틀 도쿄 존립위기... 엘에이 한인타운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으나 대비책 없어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 일본 문화 중심지 '리틀 ...

유럽국가들, 성전환자 미국입국에 ‘주의 요망’…

성별 지정이 엑스(X)로 돼 있거나 성별을 바꾼 적이 있다면 여행 전 미국 대사관에 연락해 안내 받아야.. 여러 유럽 국가가 미국을 ...

“Empire Crumbling! California Democrats Face Unprecedented Republican Rebellion”

Newsom's podcast politics falls flat as conservative voices gain traction in America's progressive stronghold LOS ANGELES (AP) - California's long-established ...

향후 영주권자 사회보장 혜택 축소 가능성 논의 급부상

세금을 납부한 시민과 시민권자 혜택을 우선으로 변경 가능성 커져... 클린턴 행정부 당시 영주권자에 대한 사회복지 혜택이 제한된적 있어 최근 미국 ...

” 영주권자들 불안해서 못살겠다”, 한인 영주권자들도 두려움커져..

미국 내 그린 카드 소지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시민권 서둘러 취득하는것이 안전.. 밴스, "그린카드 소지자가 미국에 영구적으로 머무를 권리가 없어" ...

캘리포니아 민주당 제국의 몰락이 시작되나?

진보의 성지에서 울려 퍼지는 공화당의 함성... 2/3 의석이 무색해진 현실 서부 진보의 상징 캘리포니아에서 오랜 기간 절대 권력을 누려온 민주당이 ...

경찰 헬리콥터를 향해 산탄총 겨누는 불법 거주자..

채스워스 지역의 20000 Tipico St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한 남성이 경찰 헬리콥터를 향해 산탄총을 겨누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약 일주일 ...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핵심 인력 여권 압수..

딥시크 기술 해외 유출 우려..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DeepSeek이 핵심 연구개발 인력의 여권을 압수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이는 자사의 첨단 ...

공공주택, 불법 이민자 거주 허용 논란

대기중인 시민권자의 권리 침해 논란... 바이든 행정부에서 도입한 "혼합가족" 지원이 원인...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속보]한국 곳곳에서 산불 발생 , 4명 사망… 대규모 비상 상황 선포

산청서 올해 첫 대형산불…4명 사망·6명 부상·이재민 263명 주택도 7채 소실…대기 건조·강풍·험한 지형, 진화에 악재로 진화율 30%까지 곤두박질…밤새 인력·장비 동원 지상진화 ...

위기의 테슬라, 머스크 사임 압박 거세져..

테슬라 주가 급락과 연이은 방화 사건으로 경영 위기 직면 최근 테슬라가 연이은 방화 사건과 주가 하락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

캘리포니아의 전력망, AI 수요 증가로 위협받아..

ChaptGPT 하나가 작동하는 데는 20분 동안 전등을 켜는 것과 동일한 에너지가 필요 캘리포니아는 세계 최상위 AI 기업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

오카시오-코르테스, 결국 민주당 뉴리더십 차지하나?

당내 불만과 비판에도 대중적 인기와 인지도 높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슈머 상원의원에 대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녀의 높은 인지도와 ...

컬럼비아대 굴복시킨 트럼프…25년 전 원한때문에?

캠퍼스 확장 부지로 트럼프 땅 한때 검토…가격 너무 높아 불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명문 컬럼비아대에 연방보조금을 취소하며 강하게 압박한 ...

AOC 와 샌더스, 아리조나에서 트럼프 행정부 비판 집회 개최

1만 명 이상 참석한 대규모 집회서 불평등과 정부 조치 강력 비판 아리조나주 템피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버니 ...

“격돌! 페터먼 vs AOC… 민주당 내 내전 발발”

"트럼프와 협력? VS 더 강하게 싸워라!"... 실용주의와 이상주의 충돌 펜실베이니아 출신 존 페터먼 상원의원과 뉴욕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하원의원 간 정치적 ...

‘KO 머신’ 조지 포먼, 76세로 타계…최고령 헤비급 챔프

알리와 '세기의 대결' 회자…1994년 45세로 최고령 헤비급 챔프 올라 'KO 머신'으로 불렸던 미국의 복서 조지 포먼이 타계했다. 향년 76세. 미국 ...

LA 시정부, 재정 적자 심화…무능하고 이기적인 시의회 비판 여론 확산

엘에이시 예산 낭비의 주범은 시의회라는 분위기 확산.. 시정 개혁을 통한 시예산 권한 시장에게 주어져야... 로스앤젤레스(LA) 시정부의 심각한 재정 위기가 날로 ...

트럼프, 바이든 전 대통령 등 고위 공직자 기밀 정보 접근권 취소

트럼프, 국가 이익 문제로 인해 바이든, 해리스, 클린턴 등 15명 기밀 정보 접근권 제한 지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

트럼프, ‘악의적 소송 로펌 제재’ 지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법률적 문제 제기를 사실상 규제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

Democratic Party’s Contradiction: Criticizing the Oligarchs They Helped Create

Can Democrats rebuild public trust while criticizing the tech giants they once supported? Today's Tesla was born from the California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