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침체 우려 완화…9월 금리 인하 전망도 달러 약세 요인”
금값, 온스당 2천509.94달러로 사상 최고 재차 경신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달러 가치가 지난 1월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 통화도 달러 대비 일제히 강세를 보였으며, 특히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은 1% 넘게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한때 전장 대비 0.462 낮은 102.001까지 하락, 지난 1월 5일(101.908) 이후 7개월여 만에 최저를 찍었다.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 인덱스’는 이날 한때 전장 대비 0.6697(0.73%) 높은 92.3827까지 올라 7개월여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357.6원) 대비 23.6원(1.73%) 하락한 1,334.0원으로, 3월 21일(1,322.4원) 이후 가장 낮았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한때 1,329.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한국은행이 오는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엔/달러 환율도 이날 한때 전장 대비 2.44엔(1.65%) 낮은 145.19엔으로 떨어졌다.
뱅가드 등은 향후 몇 달 안에 일본의 단기 정책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23일 일본 의회에 출석할 예정인 만큼, 그가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 어떠한 발언을 내놓는지에 따라 엔/달러 환율이 추가로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 위안화를 비롯해 태국 밧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등도 일제히 달러 대비 강세였다.
OCBC 은행의 외환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미국 경제가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골디락스 시나리오 같다”면서 “미국 침체 우려는 줄어든 반면 아시아의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온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찍으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부각됐지만, 이후 7월 소매 판매와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 감소 등이 양호하게 나오면서 연착륙 기대가 되살아난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들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15%에서 25%로 상향했다가 다시 20%로 조정했고, 다음 달 나올 8월 고용보고서가 양호할 경우 15%로 낮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강화된 데다, 미국 경제 호조는 수출 주도인 아시아 경제에도 긍정적 요인이 된다.
시장은 23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나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으며, 로이터통신은 시장에서 연준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적 입장을 기대하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일본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1.77% 하락했고 코스피도 0.85% 떨어졌다. 반면 대만 자취안 지수(+0.27%)와 호주 S&P/ASX 200 지수(+0.12%)는 강보합세였다.
한국시간 오후 3시 52분 기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29%)와 홍콩 항셍 지수(+0.90%)는 오름세다.
현물 금값은 이날 한때 온스당 2천509.9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또 한 번 경신했으며, 2천50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