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번째 시즌을 맞은 손흥민(32·토트넘)이 아직 이루지 못한 꿈, ‘우승’에 도전한다.

이는 손흥민 개인의 기록 달성뿐만 아니라 내년 여름 만료되는 토트넘과의 계약 연장 여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년째 개인 대기록 쌓았지만, ‘우승’ 없어

손흥민에게 이번 시즌은 여러모로 특별하고, 또 간절하다.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토트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는 이곳에서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여러 차례 세웠다.

토트넘에서만 120골(62도움)을 넣어 개인 통산 162골에 도달한 그는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랐고, 토트넘 역대 14번째로 400경기 출전(현재 408경기) 기록을 달성했다.

2021~22시즌에는 23골을 넣어 EPL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 부트(득점왕)’를 수상하는 등 명실상부 ‘최고의 골잡이’로 등극했다.

뿐만 아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까지 17골(공동 8위), 10도움(공동 3위)으로 개인 통산 3번째 10-10클럽에 가입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반면 지난 9년간 팀 성적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2016~17시즌 리그 준우승,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2020~21시즌 리그컵 준우승 등이 최고 성적이다. 졸지에 손흥민도 토트넘 이적 후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시즌에는 리그 5위에 그쳐 UCL 출전권조차 따지 못했다. 진한 아쉬움을 삼킨 손흥민은 최근 “(이번 시즌에는) 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느껴 보고 싶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향후 거취에도 영향 미칠 듯

무엇보다 올해 토트넘의 우승 여부는 향후 손흥민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1년 7월 토트넘과의 계약을 4년 연장한 손흥민은 내년 6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장기 재계약, 종신계약 등이 언급됐지만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로 재계약 관련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1년 연장 옵션이 남아있는데 이를 발동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손흥민도 앞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6차전인 중국전을 마치고 “(재계약과 관련해) 정확하게 오고 가는 얘기가 하나도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재계약으로 정신이 왔다갔다 하는 것보단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손흥민이 올 시즌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토트넘과 재계약을 하든, 다른 팀으로 옮기든 선택권이 손흥민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승 가능성은?… ‘손케 듀오’ 활약이 관건

다만 리그 우승은 아직 먼 이야기다. 5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 리버풀 등의 강자들이 즐비하다 보니 실제 리그 우승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영국 BBC는 “지난 시즌 토트넘이 4강에 오를 것을 예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면서도 “이번 시즌에는 BBC 해설위원 30명 중 37%(11명)가 4위 후보로 찍었다”고 보도했다.

디애슬레틱의 전문가 6명 중 5명도 토트넘을 4위로 꼽았다. 리그 3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는 예측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리그 4위안에 들면 UCL에 진출해 또 다른 우승을 겨냥할 수 있다.

토트넘이 이번 여름 영입한 도미니크 솔란케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손케 듀오’가 일을 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해리 케인의 공백을 솔란케가 채워줄 것이란 얘기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20일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레스터시티와 2024~25시즌 EPL 개막전에서 손흥민과 솔란케가 공격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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