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표현의 자유 억압’ 반발…”개학하면 다시 시위할 것”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몸살을 앓았던 미국 대학들이 개학을 앞두고 시위에 따른 혼란을 방지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대학들이 앞다퉈 시위 관련 규칙들을 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덴버대학은 시위대가 캠퍼스 내부에 텐트를 설치하는 것을 금지했다.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 발발 후 많은 미국 대학 캠퍼스가 시위대의 농성 텐트로 뒤덮였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펜실베이니아대 등 일부 대학은 경찰이 텐트를 철거하고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또한 하버드대는 학생들이 교내에서 확성기를 사용하거나, 도로 위에 분필로 구호 등을 적을 경우 사전에 허가받도록 했다.

인디애나대는 교내 건물 벽에 구호 등을 적는 행위와 함께 심야 시위도 금지했다.

WSJ은 여름방학 기간 평화를 되찾았던 캠퍼스가 학기 시작과 함께 다시 혼란에 빠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대학들이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 대학 이사회와 동문회의 압력도 새로운 규칙 도입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확산한 이후 아이비리그 소속 명문사립대 총장 5명이 사퇴하거나 은퇴했다.

교내 유대혐오 행위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은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이 지난해 12월 사임했고, 올해 1월에는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물러났다.

시위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한 대학의 조치에 대해 반론도 제기된다.

벽이나 바닥에 구호를 적는 것은 금지하고, 시위를 제한하는 것은 대학 구성원의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는 것이다.

인디애나대 학생회 관계자는 학교 측의 규칙을 ‘반동적’이라고 규정했다.

일부 학생들은 새로운 규칙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디애나대 친팔레스타인 학생단체 간부인 새러 알하다드는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참사에 대해 학생들이 연대하고 있다”며 “개학을 하면 뜻을 함께하는 학생들이 다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새로운 규칙은 수업이나 연구 등 학교의 기초적인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디애나대 관계자는 새로운 규칙에 대한 학생들과 교직원, 교수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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