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대체로 민주당에 투표했으나 추세 약화…무당층 가능성 높아”
11월 대선이 초박빙 대결 양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가 경합주의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스윙 보터'(swing voter·부동층 유권자)가 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절대적인 유권자 규모 자체는 흑인이나 라틴계보다 적지만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경합주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투표율이 증가했다는 분석에서다.
2020년 대선을 기준으로 아시아계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4%를 차지했다. 이는 라틴계(15%)나 흑인 유권자(14%)보다 낮은 수치지만, 투표율은 다른 소수 인종 유권자에 비해 높다.
아시아계 유권자의 2020년 투표율은 2016년 대선과 비교해 약 40% 증가했으며 이는 모든 인구 집단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라고 NYT는 전했다.
나아가 2020년 대선에서 투표한 아시아 유권자의 규모는 미시간주를 제외한 모든 경합주에서 승패를 결정한 격차보다 많았다고 NYT는 정치 데이터 분석업체 ‘타킷스마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아시아계 유권자의 투표율 증가와 관련, “그것은 조지아주에서 큰 차이를 만들었다”면서 “아시아계 유권자들은 (2020년 대선 때) 트럼프를 축출했으며 상원 선거 승패를 결정하는 결선 투표에서 2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을 선출했다”고 말했다.
아시아계 유권자의 경우 대체로 민주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 비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2년 대선 때는 아시아계 유권자의 70%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2020년에는 약 3분의 2만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미국 선거 연구 등에 따르면 아시아계 유권자는 다른 일반 유권자보다 무소속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2배 높다. 이는 아시아계 유권자의 다수가 외국 태생인 유일한 유권자 그룹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새로 투표 자격을 얻은 유권자는 처음에는 무소속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문에 개방적으로 정당의 정책과 가치를 살펴본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2022년 뉴욕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리 젤딘 당시 공화당 후보의 경우 브루클린 선셋파크 차이나타운에서는 승리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텃밭이었지만 범죄 문제에 대한 우려로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아시아 연구단체 ‘AAPI 데이터’ 설립자인 카르틱 라마크리슈난은 “아시아계 미국인은 전형적인 스윙보터 그룹”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런 이유로 아시아계 유권자를 겨냥한 활동을 최근 늘리고 있다.
양당은 2020년 중간선거 때 경합주인 네바다에서 다수의 아시아 언어로 우편물을 보내고 한국어, 중국어 등으로 신문에 광고를 게재했다. 네바다주의 경우 아시아계 유권자가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시아 유권자 아웃리치 이니셔티브를 지난달 시작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