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임원으로 있던 에너지 기업의 이탈리아 사업에 도움 받으려

주로마 美대사관에 편지 보내 “현지 지자체와 만남 주선해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기업의 사업상 문제 해결을 위해 국무부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헌터가 부친이 부통령으로 재직 중이었던 2016년 이탈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최소 한 차례 이상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지열 에너지 사업을 추진했던 우크라이나 기업 부리스마의 이사회 멤버였던 헌터는 사업 진척을 위해 대사관의 도움을 희망했다.

부리스마 경영진과 토스카나 지역 자치단체장의 만남을 주선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현직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의 이러한 요청에 대사관은 상당히 당혹스러워했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대사관에 파견된 상무부 간부는 헌터에게 “우크라이나 회사의 사업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이탈리아 당국에 적극적으로 추천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없다”는 답장을 보냈다.

이에 대해 헌터의 변호인은 헌터가 주이탈리아 대사였던 존 필립스를 포함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불법이 아닌 적법한 요청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소개만 요청했을 뿐이지만, 어떤 만남이나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헌터가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관과 접촉했다는 사실 자체를 바이든 대통령이 몰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헌터가 주이탈리아 대사관에 편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가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는 논란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을 받았고, 중국의 에너지 회사인 CEFC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돈을 받았다면서 의혹을 제기해왔다.

술과 마약 중독 문제를 겪으면서 ‘바이든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린 헌터는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헌터는 미국 정부에 로비해 외국 형사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면서 루마니아 출신 부동산 사업가로부터 거액을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헌터의 각종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외국 정부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일한 헌터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으로 기소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헌터가 외국 고객들을 위해 국무부와 접촉한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헌터는 FARA에서 규정한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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