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등 외신 “이르면 10월 출시…주문량 7만개 이상” 전망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인공지능(AI) 선두주자인 미국 엔비디아에 필적할 만한 새로운 AI 칩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의 최신 프로세서인 ‘어센드 910C'(중국명 성텅 910C) 출시와 관련, 중국 인터넷 및 통신회사들이 최근 몇주간 테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들 잠재 고객사에 “이 제품 성능이 엔비디아 H100 칩에 비견될 만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화웨이는 보도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로이터통신의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엔비디아의 H100 칩은 A100 칩의 상위 제품으로, 현재까지 상용화된 AI 칩으로는 가장 최신 제품으로 꼽힌다.
미국 상무부는 2019년 5월 안보 우려를 들어 화웨이를 사실상 블랙리스트인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미 시장에서 5G망 구축 등 새 사업을 벌이기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미 기업과의 거래가 원칙적으로 제한돼서 반도체 등 첨단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더해 미 상무부는 2022년 8월에는 중국군이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를 사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도 금지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의 A100과 H100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엔비디아는 그 이후 미국 정부 통제 조치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저사양 칩 3종을 개발한 바 있다.
외신들은 화웨이의 최신 칩 ‘어센드 910C’가 이르면 오는 10월께 출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만 매체들도 지난 6월 화웨이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채택한 ‘어센드 910C’를 오는 9월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바이두(百度), 차이나모바일 등이 이 제품 구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화웨이와 이들 잠재 고객사 간 초기 협상으로 볼 때 주문량은 7만개가 넘을 가능성이 있고 규모로는 20억 달러(약 2조7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화웨이 등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로 중국 반도체 산업은 타격을 입었지만 동시에 반도체 자립을 위한 중국의 노력도 가속화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