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명 중 3명은 미 경제가 이미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CNBC 방송이 전자결제업체 어펌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어펌이 지난 6월 20∼24일 미국인 2천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는 미국 경제가 현재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다.

침체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68%)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돈 문제로 불평을 많이 한다는 응답도 50%로 뒤를 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일반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작년 3월부터 미국이 침체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여겼다.

작년 3월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 언저리에서 높게 유지되고 있던 시기였다.

또한 현 침체 상황이 내년 7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낼 경우 기술적으로 경기침체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한다.

미국의 성장률(전기 대비 연율)은 1분기 1.4%, 2분기 2.8%(속보치)를 나타낸 점을 고려하면 2분기까지 경제 상황은 기술적 침체 진입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하지만 다수 일반 미국인은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 탓에 체감상 이미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실제 미국 경제 상황 간의 단절 현상을 ‘바이브세션'(vibecession)이란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바이브세션이란 ‘분위기'(vibe)와 ‘침체'(recession)의 합성어로, 경제 상황에 관한 국민의 비관적인 인식 때문에 실제 경제 상황과는 별개로 사회 분위기가 상징적인 침체 상태에 들어갔음을 가리키는 용어다.

2022년 경제 콘텐츠 크리에이터 카일라 스캔론이 자신의 저서와 콘텐츠에 처음 사용한 뒤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JP모건의 조이스 장 글로벌 리서치 부문 대표도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바이브세션'(vibecession)에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재산 증식이 주택소유자와 소득 상위층에 집중된 반면 인구 중 3분의 1은 이 같은 재산 증식에서 소외됐다”며 “단절이 발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테라 파이낸셜그룹의 진 골드만 최고투자책임자는 “저소득층은 (오르는 렌트비 등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모든 게 좋아 보이지만 속 안을 들여다보면 가진 이들과 가지지 못한 이들 간 격차가 급속도로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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