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4일 잭슨홀 회의서 파월 연설…고용·CPI 지표도 금리 결정에 영향
NYT “금리 인하 너무 오래 기다려…불시착 위험”
미국 실업률 상승에 따른 침체 우려 등으로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무사히 끝내고 경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성장이 여전한 가운데 인플레이션까지 진정되면서 연착륙 기대가 컸지만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로 인해 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라고 8일(현지시간)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평온하게 식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를 너무 오래 기다림으로써 더 고통스러운 불시착 위험이 커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찍었고,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도 시장 전망(17만5천건 수준)에 못 미치는 11만4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플레이션에 집중하던 시장 관심은 이제 고용으로 넘어갔고, 실업률과 침체 간 상관관계를 제시한 지표 ‘삼의 법칙’에 따른 침체 초입 신호가 포착되면서 경계감이 높아졌다.
뉴욕증시 주가지수 급등락에 더해 고용 둔화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면 미국 성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연준이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9월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벌어진 최근의 혼란 속에, 시장 일각에서는 8월 긴급 금리 인하나 9월 0.5%포인트 ‘빅 스텝’ 금리 인하를 요구 중이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표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성장과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9월과 11월 0.5%포인트씩 금리를 내린 뒤 그 다음 회의부터는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이날 발표된 지난주(7월 28일∼8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3천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7천건 감소하면서 시장은 안도했고, 주가지수도 반등을 보였다.
연준 인사들도 최근의 상황이 패닉(공포)에 빠질 정도는 아니라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은 9월 FOMC 회의 이전 나올 경제지표 및 오는 22∼24일 연준의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떠한 발언을 내놓을지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1일 고용지표 수정치에 이어 다음 달 6일 신규 고용보고서 발표를 기다리고 있고, 9월 FOMC 이전 소비자물가지수(CPI)도 2차례 나온다.
주간으로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 자료도 현 상황에서는 시장에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 지표에 따라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폭 및 연내 금리 인하 횟수 등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8월 FOMC 회의가 없는 만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기이던 2022년 8월 이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통제에 대해 자신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강조, 연준의 정책 전환을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 표현(keep at it)은 1980년대 초 경기침체를 불사하고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의 저서 제목과 일치해 관심을 끌었다.
NYT는 “올해 잭슨홀 회의가 다가오는 가운데 최근의 지표는 연준이 너무 오래 지속하는 잘못을 저지를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