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첫인상 만들기’ 각축
공화당 ‘위험한 극단적 좌파 급진주의자’ 낙인 찍기
민주당 ‘엄정한 풋볼감독·인권 보호한 참스승’ 홍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낮은 인지도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어떤 첫인상을 만들지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월즈 주지사는 최대 경합주 출신인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나 우주비행사였던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쟁쟁한 경쟁 후보들을 제치고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됐다.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6선을 했고 2018년 미네소타 주지사로 당선돼 2022년 재선된 베테랑 정치인이지만 전국적 인지도는 미미하다.
미국 공영매체 NPR과 PBS뉴스가 여론조사 기관 마리스트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월즈에 대해 전반적으로 좋은/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 유권자의 70%가 ‘잘 모른다·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경쟁후보였던 셔피로 주지사나 켈리 상원의원의 경우 같은 응답 비율이 각각 51%, 50%인데 비하면 일반 유권자들에게 월즈 주지사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월즈 주지사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공화당은 월즈 주지사의 진보적 정치 행보를 ‘극단적’이라고 규정하며 집중 공세에 나섰다.
월즈 주지사는 보수적인 중서부 지역에서 당선됐지만 노동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공화당은 이런 점을 두고 그를 ‘위험한 진보 극단주의자’로 정의했다.
실제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필라델피아 선거 행사에서 월즈 주지사를 “미국 정부 전체에서 가장 극단적 좌파 급진주의자 중 한 명”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또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을 당시 월즈 주지사의 행보를 다시금 거론하며 표적으로 삼았다.
공화당은 당시 항의 시위가 폭력적이었는데도 월즈 주지사가 주방위군을 늦게 투입하는 바람에 적시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해왔다.
민주당은 이에 대항해 고등학교 교사이자 학교 미식축구부 감독(coach)이었던 월즈 주지사의 이력을 바탕으로 그를 ‘월즈 감독님’ 이미지를 내세웠다.
특히 1990년대에 성소수자 학생들의 요청으로 ‘동성-이성애자 연합’ 동아리의 고문교사를 맡았던 일화를 부각하며 학생 보호에 앞장선 ‘참스승’이자 ‘롤모델’로 정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월즈 부통령의 이 일화를 언급하면서 “월즈는 미식축구부 감독이 (성소수자 문제에) 관여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학생들이 언급했던 바와 같이 그는 학교를 모든 이에게 안전한 장소로 만들었다”고 추켜세웠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해리스 부통령의 일부 측근들이 월즈 주지사를 두고 2006∼2011년 방영된 인기 TV 드라마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츠'(Friday Night Lights)에 등장하는 고교 미식축구부 감독 ‘에릭 테일러’와 비슷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시리즈 주인공으로 ‘테일러 감독님’로 불리는 이 캐릭터는 엄격하지만 공정하게 팀을 이끌며 능력과 인격을 겸비한 지도자이자 가정적인 인물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