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산업의 성장 전망치가 낮아지는 가운데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전기차 관련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EPFR이 추적하는 전기차 관련 펀드들의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순유출액이 16억 달러(약 2조2천억 원)에 달해 지난해 한 해 총상환액보다 많았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상반기 거의 5억 달러(약 7천억 원)가 상환됐으며, 미국, 한국, 일본에서도 2분기 순유출을 기록했다.

실제로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도 지난달 테슬라의 경쟁사인 중국 비야디(BYD) 보유지분을 2년 전 전체의 20%에서 5% 미만으로 줄였다.

65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이 펀드들은 2022년에는 자금이 순유입됐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지지를 받은 이후에도 전기차 인센티브에 대해 지속해서 비판을 해왔으며, 가스와 하이브리드 차량과 함께 자동차 시장의 “작은 조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기존 전기차 우호 정책 일부를 폐지하고, 중국산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0%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투자자들이 최근 전기차 전망을 재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성장 둔화 우려를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트럼프 재선 시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에 따른 추가 세금 공제 혜택이 철회되고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에 대한 연방 자금지원도 삭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미 애틀랜타 유세에서 “전기차는 멀리 가지도 못하고, 너무 비싸고, 모두 중국산이라는 점 외에는 환상적”이라고 비꼬았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보조금 삭감이 테슬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경쟁사에는 치명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포드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도 전기차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폭스바겐의 포르쉐는 2030년 신차 판매의 80%를 전기차 모델로 채울 것이라는 기존 목표를 수정하고 있다.

특히 BYD 등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자국 내 가격 전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추가 관세로 글로벌 확장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자산관리업체 로베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비키 치는 “전기차 관련 투자가 반(反)트럼프 투자가 됐다”며 “도로에서 갈수록 많은 전기차를 볼 수 있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가 거의 없고 향후 수익 확대 전망을 가진 회사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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