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배경에 공통점…정치 성향은 ‘진보’ vs ‘강경 보수’ 엇갈려

러스트벨트 포함한 양당의 내륙 경합주 승부에 ‘돌격대’ 역할할듯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이 맞설 11월 미국 대선의 부통령 후보 대진표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대(對)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으로 확정됐다.

6일(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최종낙점된 월즈 주지사와 지난달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된 밴스 의원은 ‘흙수저’ 출신에, 미국 정치인에게 확실한 ‘가산점’ 요소인 군 복무 경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J D Vance 공화당 부통령 후보

반면에 정치적 성향은 ‘진보’와 ‘강경 보수’로 엇갈린다.

우선 두 사람 다 미국 내륙의 서민 가정에서 성장한 백인 남성이다.

올해 60세인 월즈는 1964년 미국 중서부 네브래스카주 웨스트포인트에서 태어나 성장기를 보낸 뒤 30대 초반에 부인의 고향인 미네소타주로 이주했다.

네브래스카의 주립대인 채드런 칼리지를 졸업했고 미네소타주립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사회에 진출해서는 고등학교 지리교사를 하면서 미식축구 코치를 겸했는데, 소속 학교(맨카토웨스트 고교)를 주(州) 정상으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6·25 전쟁에 참전한 부친의 권유로 자신도 17세 때부터 비상근 주방위군으로 24년간 복무했고, 9·11 테러(2001년)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 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유럽으로 반년 동안 파병되기도 했다.

1984년생, 올해 39세로 월즈 주지사보다 20세 넘게 젊은 밴스 의원은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대) 주인 오하이오의 미들타운에서 태어나 켄터키주 잭슨을 오가면서 성장했다.

밴스 의원이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한 가운데 그는 한때 약물에 중독됐던 모친과, 조모의 양육을 받으며 고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에 입대해 이라크에 파병됐다.

밴스는 월즈와 마찬가지로 학비가 상대적으로 싼 주립 대학교(오하이오주립대)를 졸업했지만 동부의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예일대 로스쿨을 나오면서 미국 주류 사회로 진입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 등으로 활동하면서 재력을 쌓는 한편 러스트벨트에서 자란 자신의 성장담을 토대로 미국 사회·문화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담은 저서 ‘힐빌리의 노래'(2016년 출간)가 대히트하며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이처럼 양당의 부통령 후보들은 성장 환경과 군 복무 등에서 닮은 점이 있지만,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연방 의원으로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은 자못 달랐던 셈이다.

월즈 주지사는 고교 교사이자 풋볼코치, 예비역 군인으로서 평범한 사회생활을 한 반면 밴스는 상류사회 진입의 ‘발판’인 예일대 로스쿨 졸업에 이어 ‘베스트셀러’ 출간으로 전국적 유명인사가 되면서 젊은 나이에 부와 명성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주(州) 단위 선출직 경험없이 단번에 연방 하원의원(월즈)과 상원의원(밴스)으로 워싱턴 정치 무대에 진출한 두 사람은 정치적 성향 면에서는 반대편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월즈는 의원 시절 민주당 온건파로 분류되다 2019년 주지사로 취임한 이후 선명한 친노동자, 친서민 행보를 보이며 ‘진보’ 쪽으로 ‘좌클릭’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즈는 주지사로서 낙태, 유급휴가 보장, 학생들에 대한 보편적 무상급식, 총기 구입자에 대한 이력 심사 등의 문제에서 분명한 진보성향을 드러냈다.

반면 벤스 의원은 대표적인 친트럼프 성향 의원으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강경 보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밴스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면서 유럽 방어를 위한 유럽 국가들의 역할 및 지출 확대를 강하게 촉구해왔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 주별 결정에 맡기자’는 입장을 정하면서 지금은 그 기조를 따르고 있긴 하지만 한때 강경한 낙태 반대론자였다.

또 불법이민 문제에 초강경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에 동조해왔다.

다만 러스트벨트 출신인 밴스는 미국 내륙의 제조업 노동자들에게 복지와 ‘보호무역’으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기조여서 친노동자 측면에서는 월즈와 닮은 점도 있다.

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중산층 이하의 ‘내륙’ 주민들에게 어필하는 이력을 보유한 월즈와 밴스는 각자의 진영에서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러스트벨트 경합주와 ‘잠재적 경합주’로 불리는 미네소타 등지의 노동자 계층을 겨냥한 선거 운동에 첨병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의 대통령 후보는 각각 러닝메이트 발표를 하면서 SNS에 올린 글에서 나란히 ‘노동자층 득표 전략’을 부각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향후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밴스 의원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주 등지의 노동자 및 농민들에 “강도 높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주지사이자, (풋볼) 코치, 교사, 퇴역군인으로서 월즈는 그의 가정과 같은 ‘노동자 가정’을 위해 성과를 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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