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상대로 단체 8강전…”한국 양궁같은 중국 탁구 아성 깨보겠다”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이 ‘만리장성’ 중국을 8강에서 만난다.
주세혁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 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7일 오후 5시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중국을 상대로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단체전 8강전을 치른다.
매우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탁구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내온 중국은 탁구 단체전이 도입된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이 종목에서 4회 연속 남녀 동반 우승 행진을 이어왔다.
이번에도 중국은 남녀 대표팀 공히 단체전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중국 남자 대표팀은 단식 세계랭킹 1위 왕추친, 2위 판전둥에 6위이자 역대 최강의 탁구 선수로 손꼽히는 마룽으로 물 샐 틈 없는 전열을 짰다.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작지 않다.
‘에이스’ 장우진(세아 후원)이 단식 세계랭킹 13위로 대표팀에서 가장 높다. 이어 조대성(삼성생명) 21위, 임종훈(한국거래소) 29위 등이다.
맞대결 전적을 살펴보면 실력 차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양국 선수 간 단식 상대 전적을 모두 더하면 한국이 중국에 5승 32패로 크게 뒤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격차가 크지만, 한국 대표팀에도 ‘믿는 구석’은 있다.
올림픽 단체전은 1번 경기로 열리는 복식이 가장 중요하다. 복식을 잡는 팀은 리드를 잡고 우세한 위치에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한국은 이 1복식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대회 한국은 장우진, 조대성을 복식 1번 옵션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들이 중국의 복식조 운용의 중심축인 마룽에게 자신감을 보인다.
장우진-조대성 조는 2020년 국제탁구연맹(ITTF) 독일오픈 남자 복식 결승에서 마룽-린가오위안 조에 3-2 승리를 거둔 좋은 기억이 있다.
장우진은 8강전 뒤 “마룽이 ‘레전드 오브 레전드’이지만, 복식에서는 그렇게 크게 실력 발휘를 못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마룽의 짝으로 나올) 왕추친을 우리가 잘 막는다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식에서 1승을 거두고, 단식에서 최대한 기세를 이어간다면 만리장성을 넘을 가능성은 커진다.
‘에이스’ 장우진이 이번 대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크로아티아와의 남자 단체전 16강전에서는 올림픽 5회 출전의 베테랑 안드레이 가치나를 3-0으로 격파했다. 두 달 전 월드테이블테니스(WTT)에서 당한 패배를 깔끔하게 되갚아줬다.
지난해 군 제대 뒤 소속팀 없이 지내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아그룹의 후원을 받게 되면서 안정감이 더해진 장우진이다.
장우진은 최근 마룽을 상대로 단식 승리를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열린 WTT 사우디 스매시 남자 단식 32강에서 마룽에게 3-0으로 완승했다.
상대적으로 노출이 덜 된 조대성도 ‘비밀병기’로 활약할 수 있다.
특히 조대성은 판전둥을 상대로 1전 1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WTT 스타 컨텐더 고아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판전둥을 만나 3-2로 이겼다.
무엇보다 남자 대표팀은 올 초 부산에서 열린 단체전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중국을 벼랑 끝까지 몰아세운 경험이 있다.
한국은 장우진이 왕추친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이상수(삼성생명)가 마룽을 거꾸러뜨리며 매치 점수 2-1로 앞서나가다가 2-3으로 역전패했다.
당시 마지막 5단식에서 왕추친에게 패한 임종훈은 “중국 탁구가 한국 양궁처럼 진 적이 없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 번쯤은 그 아성을 깨고 싶다”면서 “(부산에서) 속상했다. 이번에는 승리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잡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