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방송 인터뷰…바이든 사퇴과정 자신의 역할 부각에 ‘경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과정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5일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접 물러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펠로시 전 의장은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 전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물러나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면서 “나는 이기는 선거를 요청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84세인 펠로시 전 의장은 당의 지도부에서 공식적으로는 물러나 있지만 막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그는 지난 6월27일 대선 후보 첫 TV토론 이전까지만 해도 공화당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고령 리스크’ 공세를 하면 앞장서서 바이든 대통령을 두둔해온 ‘우군’으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에서 참패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TV토론 이후에도 대선 완주 입장을 완고하게 피력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후보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도 펠로시 전 의장의 막후 역할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민주당 안팎의 정설이었다.

펠로시 전 의장은 그러나 “사람들이 내가 분위기를 잡았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런 적이 없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재선 도전 포기 과정에 자신의 역할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내가 대화한 사람은 대통령이 유일하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견해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나는 심지어 제대로 답신 전화도 하지 않았다. 전화를 건 적은 더욱 없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전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민주당 의원들을 뒤에서 부추켜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도록 압박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하며 해명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와 관련, 펠로시 전 의장이 최소한 민주당 하원의원 한 명과 지역구 단위 여론 조사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선거에서는 이기는 결정을 해야만 한다”면서 “이번 대선의 경우 후보가 이기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전 의장은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거듭 강조하며 “우리는 단지 그가 자신의 유산을 가장 잘 지키는 결정을 내리기를 바랐을 뿐이며, 또한 이기기를 바랐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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