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기 국채금리 0.5%p 하락
채권투자자들이 미국 경제가 빠르게 냉각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에 베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 대한 우려가 사실상 사라지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분석이 빠르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5%포인트 하락, 3.9%를 밑돌았다. 10년물도 3.8%로 하락,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나 닷컴 붕괴 이후 연준의 기준금리에 비해 이처럼 낮은 수준까지 하락한 경우는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채권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금리 향방과 관련해 제대로 예상한 적이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확신이 커지면서 채권 가격도 급등했으나 경제가 지속해서 강세를 보이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기도 했었다.
그런데도 지난 2일 미 노동부가 7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천명 늘어나는 데 그쳐 예상을 밑돌고 실업률은 4.3%로, 예상을 웃도는 등 노동시장이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는데 비해 연준은 그 직전인 지난달 31일 금리를 동결해 팬데믹 초기처럼 너무 느리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캐나다와 유럽 중앙은행이 이미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같은 우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지난주 미국 증권시장도 급락했다.
무엇보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2분기 애플 보유지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보유 현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져 투자심리는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기 시작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말까지 남은 세 차례 FOMC에서 0.25%씩 5차례 금리인하를 할 수 있는 수준인 1.25%포인트 정도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투자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트레이시 첸은 “연준의 대처가 늦어지면서 (경제 상황이) 연착륙에서 경착륙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경제가 지속해서 둔화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국채를 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