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 하이브 임원진 고소…하이브도 ‘무고죄’ 맞고소

한동안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던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이 2차전으로 접어들었다.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 속, 양측의 맞고소와 메신저 대화 내용 공개 등 입장 표명을 통한 진흙탕 싸움이 연일 이어지면서 대중의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 4월이었다.

당시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임원진이 경영권 탈취를 통한 독자 행보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감사에 착수했고, 이후 민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논란이 확대되자 민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고, 양측은 연일 서로의 주장에 반박하는 입장을 내며 한 달여 간 첨예한 의견 대립을 이어갔다.

이들의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은 것은 지난 6월이었다.

당시 하이브는 민 대표의 해임안으로 임시주총을 결의했지만 법원이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민 대표의 해임안은 부결됐다.

가까스로 해임을 피한 민 대표는 이후 진행한 2차 기자회견에서 “대의적으로 어떤게 더 실익인지 생각해서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선택하자”라며 주주간계약 속 겸업금지 조항의 수정 등을 조건으로 하이브에 공개적으로 합의를 제안했다.

이는 당시 해임은 피했지만 임시주총서 어도어 기존 사내 이사 2명이 해임된 뒤 하이브 측이 추천한 신규 사내이사가 선임되면서 불리한 상황에 처한 민 대표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택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민 대표의 합의 제안 이후 양측의 갈등은 잠시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던 양측의 침묵은 한 달여 만에 불거진 진흙탕 싸움과 함께 막을 내렸다.

꾸준히 민 대표의 경영권 찬탈 모의를 주장하며 임시주총 해임안 부결 이후에도 민 대표에 대한 법적 후속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던 하이브는 민 대표의 합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 멤버 강탈·주술 경영·사내 성희롱 은폐 의혹 잇따라 제기

이달 민 대표를 둘러싸고 뉴진스 멤버 강탈 의혹, 주술 경영 의혹 등이 연달아 제기됐다.

당초 민 대표가 쏘스뮤직으로부터 뉴진스 멤버를 빼왔다는 보도가 나온 뒤 민 대표 측은 “해당 보도에서 다룬 기사의 내용은 추측에 기반해 재구성된 허위사실이며 이에 대한 강경한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하이브 임원 5명을 상대로 업무방해와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를 진행했다.

민 대표 측은 “피고소인(하이브 임원진)들이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 간의 메신저 대화와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유출 및 자신들의 의도대로 거짓 편집했다”라며 하이브 측이 감사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취득한 업무용 노트북 PC 등을 포렌식해 불법 취득한 개인 대화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허위 사실, 하이브 의도적 왜곡 멈춰야” 직접 입 연 민 대표

이는 민 대표를 둘러싸고 잇따라 제기된 의혹들이 하이브 발(發) 정보에 기반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이에 하이브는 민 대표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는 지금까지 하이브에 노트북 등 어떠한 정보자산도 제출한 바 없으며 감사에도 응하지 않았다”라며 “두 명의 부대표는 본인 동의 하에 정보자산을 제출했으며 민 대표와 무속인의 대화록 등은 하이브 업무용 이메일 계정을 통해 외부에 전송돼 서버에 남아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민 대표 등에 대해 무고죄로 맞고소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맞고소 사태를 맞이한 후에도 민 대표에 대한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후 민 대표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증거로 사내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이 불거졌고, 민 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장문의 해명문과 함께 사건 당사자들과 자신이 나눈 메신저 내용을 전면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며 반박한 상태다.

해당 입장문에서 민 대표는 “저와 하이브의 갈등 국면이 이상하게 전개돼 피로도가 크실 것으로 안다. 당사자로서 사과드린다”라며 “점점 더 본질과 멀어지는 괴상한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이 기이하다. 하이브와 일부 매체들은 인권에 대한 개념을 상기하고 상식으로 돌아가 유례없는 개인에 대한 무분별하고 무자비한 비방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연일 언론 통해 이어지는 의혹 제기와 반박에 대중 피로감 가중

실제로 한 달여 만에 다시 점화된 양측의 대립각과 연일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상반된 주장에 대중의 피로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마땅한 합의점을 찾거나 법적 결과를 받아들기 전까지 지금과 같은 여론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힐난하고 비방하는 것이 지겹다. 그 인과관계나 사실여부를 공개적으로 이야기 할 필요 없다”던 민 대표의 말처럼 양측은 언론을 통한 여론전을 내려 두고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갈등은 결국 서로의 실익을 위한 싸움이다.

대중의 민심을 통해 유리한 방향으로 사태를 이끌어가고자 하는 태도에 있어 양측 모두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하루빨리 사건의 본질을 해결하는 데 각자의 최선을 다하길 바랄 뿐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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