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서 볼은 전체 1위, 매클로플린은 3위로 가볍게 준결선 진출

미국과 유럽 언론이 2024년 파리 올림픽 육상에서 동시에 주목하는 경기는 ‘여자 400m 허들’이다.

시드니 매클로플린(24·미국)이 등장하면서 여자 400m 허들은 ‘육상 메카’ 미국에서도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고, 펨키 볼(24·네덜란드)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으면서 유럽에서도 여자 400m 허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Paris 2024 Olympics – Athletics – Women’s 400m Hurdles Round 1 – Stade de France, Saint-Denis, France – August 04, 2024. Sydney McLaughlin-Levrone of United States in action during heat 5 REUTERS/Aleksandra Szmigiel

파리 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여자 400m 허들 50초대 기록을 보유한 두 명이 동시에 출전하는 역사적인 경기’라고 여자 허들 400m를 소개하기도 했다.

매클로플린과 볼이 펼칠 세기의 대결은 4일(한국시간) 탐색전으로 시작했다.

이날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허들 400m 예선에서 3조에서 출발한 볼은 53초38, 5조에서 달린 매클로플린은 53초60으로 가볍게 준결선에 진출했다.

Paris 2024 Olympics – Athletics – Women’s 400m Hurdles Round 1 – Stade de France, Saint-Denis, France – August 04, 2024. Linda Angounou of Cameroon, Anna Ryzhykova of Ukraine, Jessie Knight of Britain, Femke Bol of Netherlands and Zeney Geldenhuys of South Africa in action during heat 3 REUTERS/Phil Noble

볼은 예선 전체 1위, 매클로플린은 3위였다.

둘 다 레이스 중반에 일찌감치 조 선두를 사실상 확정하고, 막판에는 속력을 낮췄다.

여자 허들 400m 준결선은 7일 오전 3시 7분에 열리고, 결선은 9일 오전 4시 25분에 벌어진다.

매클로플린은 ‘여자 허들 400m 역대 최고 선수’로 불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금욕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터라 미국 내에서 인기도 높다.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돼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단거리 스타’ 셔캐리 리처드슨과 몸에 문신조차 새기지 않은 ‘모범생’ 매클로플린은 ‘다른 색’으로 미국 육상을 대표하고 있다.

광고주들은 매클로플린을 더 자주 찾는다.

매클로플린은 스포츠 의류, 화장품, 보석, 시계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이력도 매우 화려하다.

매클로플린은 도쿄 올림픽(51초46)과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50초68)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올해 6월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는 50초65로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을 더 단축했다.

볼은 도쿄 올림픽 3위(52초03), 유진 세계선수권 2위(52초27)에 올랐다.

네덜란드 언론은 “볼이 매클로플린 시대에 사는 불운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2023년 여자 400m 허들은 볼이 지배했다.

매클로플린은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는 400m 허들이 아닌 400m 플랫에 출전한다”고 선언했고, 개막 직전 무릎 부상을 이유로 아예 2023년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했다.

볼은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51초70으로 정상에 올랐다.

올해 7월에는 50초95에 달려, 매클로플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여자 400m 허들 50초대 진입에 성공했다.

여자 400m 허들 역대 1, 2위 기록(50초65, 50초68)은 매클로플린이, 3, 4위 기록(50초95, 51초30)은 볼이 보유하고 있다.

매클로플린과 볼이 맞대결을 펼친 건 2021년 도쿄 올림픽과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 단 두 차례뿐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볼은 매클로플린의 경쟁자로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매클로플린이 트랙을 떠나 재활에 매진하는 동안 볼이 ‘매클로플린 독주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볼은 이번 대회 혼성 1,600m 계주에서 네덜란드 마지막 주자로 나서, 무서운 속력으로 달려 벨기에, 영국, 미국을 차례대로 제치는 역전극을 펼치며 개인 첫 올림픽 금메달(네덜란드 기록 3분07초43)을 거머쥐었다.

올림픽닷컴은 “파리 올림픽 여자 400m 허들 우승 경쟁이 2파전이라는 건 확실하지만, 누가 우승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매클로플린과 볼이 펼칠 세기의 대결을 기대하라”고 예고했다.

매클로플린과 볼 모두 상대를 예우하는 ‘예의 바른 선수’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양보할 수 없다.

미국과 유럽 육상 팬들의 뜨거운 시선 속에 매클로플린과 볼은 세기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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