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격전지 조지아주 유세 도중 ‘모욕’…2020년 대선 ‘서운함’ 작용한 듯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유세 도중 자기 당 소속 주지사를 “충성심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면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같은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를 비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켐프 주지사에 대해 “나쁜 남자이자, 충성심없는 남자이며 매우 평균적인 주지사”라면서 “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주지사 당선은 커녕 후보가 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유세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켐프는 범죄에 맞서 싸워야지, 공화당과 당의 단결에 맞서 싸워서는 안 된다”고 썼다. 심지어 켐프 주지사의 부인을 겨냥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신) 자기 남편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주민들 앞에서 같은 공화당 소속 조지아 주지사를 공개적으로 비방한 배경에는 2020년 대선 때 쌓인 ‘서운함’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지아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불과 1만1천여 표 차이로 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 국무장관에게 결과를 바꿀 수 있을 만큼의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하는 등 ‘대선 결과 뒤집기’를 시도했는데, 켐프 지사는 그 시도에 협력하지 않았다. 

‘견제 세력 없는 트럼프당’된 공화당의 ‘트럼프 리스크’ 노출 평가도

2018년 조지아주 주지사 선거때 켐프 지사를 지지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긴 선거 결과를 그대로 추인한 일과, 자신에 대한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의 기소(대선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를 막지 않은 일 등과 관련해 켐프 지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한 켐프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사소한 개인적 모욕과 동료에 대한 공격, 과거에 대한 집착을 그만두라”며 맞받아쳤다. 

이번 일은 공화당이 사실상 ‘트럼프당’이 된데 따른 문제점 일부를 드러낸 일로 평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부터 3회 연속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확보한데다 지난달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스토리’까지 생기면서 당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상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기 당 소속 정치인을 공개 비판하는 ‘자책골’을 넣은 것은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의 ‘폭주’를 견제·예방할 목소리가 거의 사라진 상황과 무관치 않을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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