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용 충격에 침체 신호 ‘빨간불’…나스닥 2.43%↓ 마감

뉴욕증시 [로이터]

높은 실업률로 뉴욕증시 급락

뉴욕증시가 이틀째 급락했다.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투매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0.71포인트(1.51%) 떨어진 39,737.2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0.12포인트(1.84%) 밀린 5,346.56,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17.98포인트(2.43%) 급락한 16,776.16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매를 경험했다.

전날은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결과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면 이날은 예상보다 빠르게 식고 있는 고용시장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4.3%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치인 4.1%를 상회하는 수치다. 또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1만4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또한 시장 예상치 17만6천명 증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직전월 수치인 17만9천명 증가와 비교해도 고용 시장 냉각이 확연히 눈에 띄었다.

‘삼의 법칙’ 발동

고용 불안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빠르게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이날 실업률 상승으로 경기침체 가늠자 중 하나인 ‘삼의 법칙’도 발동됐다.

삼의 법칙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7월 실업률 결과로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의 괴리를 산출한 결과 0.53%포인트로 나타났다.

최소한 삼의 법칙 기준으로는 미국 경기가 침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삼의 법칙을 두고 근거가 될 만한 과거 사례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월가에서 나오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모든 경우 미국 경기침체를 제대로 가리켰다.

지난 2019년 정립했던 클로디아 삼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50년부터 미국에서 발생한 11번의 경기침체 중 1959년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삼의 법칙이 들어맞았다.

고용 냉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오자 연준이 이미 금리인하 시기를 실기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시장은 연준이 통화정책 전환에 한발 늦은 것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벨웨더웰쓰의 클라크 벨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용시장은 지난 2년간 눈에 띌 정도로 탄력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연준으로선 고용시장이 더 둔화하기 전에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선제적인 움직임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7월 고용 보고서가 나온 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확률을 71.5%까지 높여서 반영했다.

고용 보고서가 나온 직후 58%까지 치솟았던 9월 50bp 인하 확률은 마감 무렵 70%마저 상향 돌파했다.

이에 따라 12월까지 기준금리가 125bp 인하될 확률도 45.9%로 급등했다.

이날 처음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한 125bp 인하 확률은 이제 100bp 인하 확률보다 시장에서 더 가능성 높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마존은 예상보다 못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9% 가까이 급락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월 20일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마존은 전날 장 마감 후 내놓은 2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애플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덕분에 0.69% 오르며 급락장에서 선방했다.

인텔은 실망스러운 실적과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한 여파로 26% 폭락하며 50년 만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주가도 10년 넘는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는 이날도 매물이 쏟아졌다.

ASML은 8.41% 급락했고 어도비도 3.70% 밀렸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7% 넘게 떨어졌다.

LPL파이낸셜의 아담 턴키스트 수석 기술적 전략가는 “이날 급락은 가파른 상승세 뒤에 나타나는, 강세장 속에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며 “나스닥은 상당히 과매수 상황이었고 반도체주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AI 열풍도 현재 단계에서 현실성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AI 내러티브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행주도 침체 우려로 강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9% 떨어졌고 웰스파고는 6.4% 밀렸다. JP모건체이스도 4% 넘게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임의소비재는 4.6% 급락하며 최대 낙폭을 보였다.

에너지와 금융, 산업도 2% 넘게 떨어졌고 재료와 기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상승한 업종은 필수소비재와 부동산, 유틸리티뿐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4.80포인트(25.82%) 급등한 23.39에 마쳤다.

개장 직후 VIX는 전날 대비 50% 이상 오른 28.25까지 상승하며 52주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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