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프랑스 잡고 첫 결승 진출…한국 펜싱 이번 대회서 금2·은1
전쟁 중 출전한 우크라이나, 대회 첫 금메달 ‘감격’
한국이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지수(31), 전하영(22·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23·전남도청), 전은혜(27·인천광역시 중구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42-45로 져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의 동메달을 넘어선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도쿄 이후 간판스타 김지연(현 SBS 해설위원)의 은퇴 등으로 세대교체를 이룬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세계랭킹 1위 프랑스를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격파하며 금메달까지 노렸으나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를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마무리했다.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 첫 결승 진출과 금메달을 이루고, 남자 사브르 단체전까지 석권했다. 이어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뜻깊은 은메달이 나와 사브르가 3개의 메달을 모두 책임졌다.
이날 8강전에서 미국을 45-35로 제압한 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 세계 1위이자 개인전 금메달(마농 아피티-브뤼네), 은메달리스트(사라 발제)를 보유한 홈 팀 프랑스를 45-36으로 꺾는 파란으로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차세대 주자 전하영, 최세빈이 분위기를 이끈 가운데 6라운드에서 윤지수 대신 전은혜가 투입돼 제 몫을 해내며 ‘대어’를 낚고 결승까지 진격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사브르 강국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대표팀은 아예 전은혜를 1라운드에 배치해 나섰다.
전은혜가 이번 대회 개인전 동메달리스트인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 올하 하를란과 맞붙은 첫 라운드에서 3-5로 밀렸으나 전하영이 율리아 바카스토바와의 2라운드에서 10-8로 전세를 뒤집으며 접전을 벌였다.
최세빈이 알리나 코마시추크와의 3라운드 초반 고전하며 시소 게임을 벌였으나 공격적인 플레이가 살아나며 15-13으로 리드를 이어갔고, 전은혜가 바카스토바와의 4라운드에서 런지 공격 등을 뽐내며 20-14로 도망가 주도권을 잡았다.
최세빈이 하를란과의 5라운드에서 23-23, 바카스토바와의 7라운드에서 31-31 동점을 허용했지만, 역전은 내주지 않은 채 7라운드까지 35-33 박빙의 우위를 이어갔다.
전은혜-코마시추크가 만난 8라운드까지도 40-37로 앞섰으나 전하영과 하를란의 ‘신구 에이스 대결’이 펼쳐진 9라운드에서 끝내 고비를 넘지 못했다.
프랑스 팬들이 하를란을 자국 선수처럼 응원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초반 40-40 동점을 내준 전하영이 이후 두 점을 먼저 뽑아냈으나 하를란은 특유의 긴 런지를 활용한 득점으로 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대역전승을 연출했다.
러시아와 2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이날 여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으로 파리 올림픽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하를란이 동메달로 첫 입상을 기록했고, 첫 금메달도 펜싱장에서 나왔다.
한편 이날 앞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일본이 프랑스를 45-40으로 따돌리고 이 종목에서 처음 입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