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되면서 중동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일 하니예 암살이 가자 휴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에 불만을 표시했다.
로이터 통신,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러시아의 수감자 맞교환 합의로 풀려난 미국인들을 맞이하기 위해 찾은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하니예 암살이 가자 휴전 협상의 기회를 훼손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것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중동 내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직접적으로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휴전을 위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것 위에서 움직여야 하고, 그들은 지금 움직여야 한다”고 가자 휴전 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휴전 및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한 3단계 방안을 제시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에 가자 전쟁을 끝낼 것을 압박해왔다.
휴전 협상은 ‘하마스 궤멸’을 외치는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강경파의 비토로 난항을 겪었지만, 지난주에는 미 정부 당국자가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히는 등 타결 기대감도 조성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해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하고, 이어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에 온 하마스 1인자 하니예까지 암살하면서 가자 휴전 기대감은 싸늘하게 식고, 중동 확전 우려만 증폭하고 있다.
특히 하니예가 카타르에 주로 머물면서 휴전 협상을 주도한 인사였다는 점에서 휴전 협상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과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가자 전쟁은 중동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안방에서 손님으로 초대한 최고위급 인사가 암살되는 수모를 당한 이란은 ‘피의 보복’을 천명했고, 친이란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면서 전면 대응을 예고했다.
하니예 암살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행임을 자처하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은 어떤 공격에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은 이란이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할 당시와 비슷하게 다수의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공중공격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 규모가 4월보다 확대되고 대리세력과 협력해 여러 방향에서 협공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