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주민들도 다수 거주하는 랜초 팔로스버디스 지역에서 지반 침하가 계속 되면서 가스 공급이 전격 중단된 가운데(본보 2024년 7월30일자 A2면 보도) 이번에는 전기마저 차단될 위기에 놓였다.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이하 에디슨)사는 이 지역에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전봇대가 움직여 전선이 끊어지고 화재와 인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 500가구를 대상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지난달 31일 팔로스버디스 드라이브 사우스 북쪽의 포르투갈 밴드 지역 주민들은 지반 침하로 인해 가스공급이 중단된 지 이틀 만에 정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했다고 KNX뉴스 등이 보도했다. 랜초 팔로스버디스 시 당국이 주최한 이 회의에서 에디슨사 관계자 셀리나 루나는 “현재 이 지역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계속된 전력 공급은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극심한 폭우 이후 남가주 해안가, 특히 랜초 팔로스버디스의 포루투갈 밴드 지역의 곳곳에서 땅이 꺼지고 산사태가 지속되며 집이 가라앉고 도로가 휘는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시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이 지역의 지반 이동 속도는 이전에 비해 3~5배 빨라졌다. 현재 일부 지역의 땅은 일주일에 약 1피트씩 움직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이전 가스공급 중단으로 130가구 이상이 영향을 받았던 것이 비해 훨씬 많은 최대 500가구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주민들이 겪은 고통은 물론, 지역의 하수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시 관계자들은 전력망과 회로를 분할하는 방안을 포함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검토할 것을 에디슨사에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랜초 팔로스버디스 시 당국은 주택에 레드 태그를 부착해야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를 의무화 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1일부터 검사관들은 해당 지역을 돌아다니며 우려가 되는 주택과 건물을 확인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편지를 보낸다. 편지를 받은 주민들은 10일 안에 주택검사를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만약 검사를 거부할 경우 시 관계자는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미주한국일보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