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트럼프 타격 목적인 듯…”러시아 또 개입 시도, 트럼프 선호”
“중국은 미국 분열 조장하려 SNS 활용”
미국 정보당국이 29일 러시아와 중국뿐만 아니라 이란도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은밀한 선전전에 나섰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실(ODNI)의 한 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란이 이런 온라인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이란이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깎아내리려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란의 현재 작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에 타격을 주려고 했던 2020년 미 대선 이전의 목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이란이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거대한 온라인망을 이용하고 있으며 미 대선 선호 후보에 대한 비밀스러운 온라인 캠페인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극도로 경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유세장에서 피격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자신을 암살한다면 “미국이 이란을 지구상에서 지워버리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이란이 경제제재에 강하게 반발하자 “만약 이란이 미국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목표물을 공격한다면 말살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이란과 서방의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 지휘관 가셈 솔레이마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20년 1월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근처에서 무인기를 이용한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이란은 지금까지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미 정보당국은 미 대선에 개입하려는 적대국 가운데 러시아가 가장 두드러진 위협이며, 개입 작전 또한 러시아가 가장 정교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러시아가 2016년과 2020년 미 대선에도 개입을 시도했다는 것이 미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러시아는 이전 두 차례의 미 대선에 이어 올해 미 대선에서도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정보 당국자들이 어느 후보인지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발언을 볼 때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우려고 하고 이란은 그 반대라는 점이 분명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은밀한 영향력 행사를 강화하기 위해 자국에 기반을 둔 기술업체들을 이용한다고 미 정보 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계획이 없더라도 미국인들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