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겠다고 주장 할 수도 있어” 거부 여지 남겨…해리스는 “발빼려해” 공격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 맞대결 상대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아마도’ TV 대선 토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토론에 불참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말 ‘TV토론 참사’로 결국 대선 레이스에서 낙마한 이후 바이든의 바통을 이어받아 구원등판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TV토론 대좌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려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방송된 폭스뉴스 로라 잉그러햄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에 대한 질문에 “그 대답은 ‘예스’ 이다. 아마도 토론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실 투표가 시작되기 전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 대선 공식 투표일은 11월 5일이지만 일부 주에서는 9월부터 조기에 시작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하지만 그것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나는 토론을 하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모두가 내가 누구인지 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그(해리스 부통령)가 누구인지 안다. 그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radical left lunatic)다. 그는 이 나라를 파괴할 것이다. 그는 열린 국경을 원한다”고 했다.
진행자 잉그러햄이 “그럼 그와 토론을 해보는 건 어떤가”라고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음 잠시만요. 하지만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가 지난달 25일 민주당이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토론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나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선언하기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월 10일 ABC 주최로 2차 TV 토론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후 토론 주최측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친(親)트럼프 매체로 꼽히는 폭스뉴스가 주관하는 것으로 바꾸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에 폭스뉴스는 9월17일 TV 토론을 개최하겠다며 트럼프와 해리스 캠프에 지난 24일 초청장을 발송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식 후보 지명이 이뤄져야 TV토론을 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가 “발을 빼려고 하는 듯 보인다”고 비판해왔다.
밴스 ‘캣레이디’ 발언엔 “가족 가치 보여주려던 것, 문제 없어” 두둔
“4년 뒤 투표 필요하지 않을 것” 주장 되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부통령 후보인 J.D.밴스 상원의원이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자식없는 캣 레이디’라 부르며 비판한 것과 관련, 밴스 의원은 단지 가족의 가치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주려 했던 것이라고 두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는 매우 흥미로운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가족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 발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잉그러햄은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 보수 기독교 단체 행사에서 언급, 논란을 빚었던 ‘4년 후에는 더 이상 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투표하세요. 11월 5일에 투표해야 한다. 그 후에는 더 이상 투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로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바로잡힐 것이고, 우리는 더 이상 여러분의 투표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그런 사랑을 가질 것이다. 여러분이 더 이상 투표하고 싶지 않다면 괜찮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포기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그들은 미 대통령을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들은 가서 그에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떠날 것이다. 당신은 여론조사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또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13일 유세 중 발생한 피격 사건으로 충격이 심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는 그것에 대해 말할 수도 없고 트라우마를 겪었다. 하지만 괜찮다. 그건 그가 나를 좋아한다는 의미니까. 그는 나를 사랑한다. 그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