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복수위 제한 압박…”인구 밀집지·기반시설 안돼”
“올해 4월 이스라엘-이란 직접충돌 사태 때와 비슷한 방식 모색”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공격한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을 검토하는 가운데 미국이 확전을 막기 위한 전방위 외교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레바논과 이란 당국자, 유럽 외교관을 포함한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골란고원 공격이 발생한 뒤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다급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초점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이스라엘이 공격 목표로 삼지 않도록 하는 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밀구가 높고 주요 기반 시설이 존재하는 지역에 공격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세밀히 조정된 접근법을 설득해 확전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은 이번 전면전 위기를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한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넘기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공격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심야 공습하면서 중동의 확전 우려가 고조됐지만, 이스라엘이 맞대응 수위를 조절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골란고원 공습 현장 둘러보는 구조대원들[로이터]

소식통들은 이번 외교 노력은 당시 사태 때와 유사한 조정된 접근방식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엘라 부 사브 레바논 의회 부의장은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와 그 주변 지역을 공격하지 않음으로써 대규모 확전의 위협을 피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그들(이스라엘)이 민간인과 베이루트, 그 교외 지역을 피한다면 그들의 공격은 세밀히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란 공격 발생 뒤, 부 사브 부의장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중재 역할을 하는 아모스 호흐슈타인 백악관 선임고문과의 접촉을 이어왔다.

이란의 한 당국자는 미국이 골란고원 공격 이후 “상황이 확대되면 모든 당사자에게 해롭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이란 측에 세 차례 이상 관련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 프랑스 외교관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프랑스도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과거 레바논을 통치했고 분리독립 이후에도 긴밀한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이스라엘 전쟁 내각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게 헤즈볼라에 대한 대응과 시기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했다.

이같은 방침은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 파트너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의 기권 속에서 결정됐다.

로이터 통신은 초강경론자들이 일단 논의에서 빠졌다는 점을 두고 “이스라엘이 전면전 이외의 대응을 선택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민방위사령부(HFC)도 지금까지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지침을 바꾸지 않았다.

다만 중동과 유럽 외교관들은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및 그 교외 지역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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