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파이어’ 역대 6번째로 커…재스퍼市 건물 3분의 1 불에 타

“플로리다·멕시코만 연안 제외하면 美에서 연기 안나는 곳 없어”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서 최근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이 지역의 산과 국립공원을 집어삼키고 있다.

29일 캘리포니아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 카운티에서 발생한 ‘파크 파이어'(Park Fire)라는 이름의 산불로 지금까지 1천489㎢가 불에 탔다.

이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로는 역대 6번째 규모로, 샌프란시스코 카운티의 12배가 넘고 로스앤젤레스(LA)시보다 더 크며, 서울 전체 면적(605㎢)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역대 가장 큰 산불은 2020년 8월 발생한 ‘콤플렉스 파이어'(Complex Fire)로 4천46㎢를 태웠다.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 동안 ‘파크 파이어’는 두 배 이상의 면적을 태우는 등 빠른 속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산불은 뷰트, 플루마스, 샤스타, 테하마 등 4개 카운티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고, 이 지역에서 100개 이상의 건물이 파손됐다.

또 수천 명의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는가 하면 4천개 이상의 다른 건물들이 산불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소방 인력 수천 명이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약 12%만 진압된 상태라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주민이나 소방 인력의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산불은 화염 토네이도를 일으키면서 캘리포니아 북동부 래슨 화산 국립공원도 위협하고 있다.

공원 측은 “산불이 3년 만에 다시 다가오고 있다”며 “1927년 루미스 박물관(화산폭발의 순간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된 박물관)에 보관된 역사적 유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산불은 40대 남성이 불에 타는 자동차를 18m 높이의 협곡에 밀어 넣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검찰은 이 용의자를 체포해 신병을 확보한 상태다.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최대 규모인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로 재스퍼 시(市)의 3분의 1이 불에 탔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재스퍼 시와 국립공원을 관통하며 319㎢를 집어삼켰다.

재스퍼 시에 따르면 이 지역의 1천100여개에 달하는 건물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350여개의 건물이 산불로 파손됐다.

산불이 발생하면서 앞서 지난 22일에는 이미 인구 4천700명의 재스퍼 시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당국은 “지난 100년 동안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기록된 가장 큰 산불”이라며 ”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불 진화에 앞으로 최소한 3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5년을 보면 재스퍼에서 발생한 산불은 가을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리건주에도 30여건의 산불이 발생해 확산하고 있고,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도 샌디에이고 카운티 지역에서 발생한 불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연기는 대기 중으로 높이 올라가 대륙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미국 기상예측센터 앤드류 오리슨 예보관은 “플로리다와 멕시코만 연안을 제외하면 현재 미국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0
0
Shar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