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올트만에 투자한 피터 틸, 밴스 멘토…영향력 주목

흙수저’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까지 막후에는 실리콘 밸리의 일부 보수 성향 큰손 투자자들이 버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밴스 후보의 지명까지 조용하지만 강력한 압력을 행사한 집단으로 그와 깊은 유대 관계를 이어온 실리콘 밸리의 일부 투자자들을 지목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를 발표하기 수 주 전부터 ‘밴스 부통령 만들기’를 위해 실리콘 밸리의 거물들이 조용한 움직임을 이어갔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테크 기업인인 데이비드 색스를 비롯해 억만장자 벤처 투자가인 피터 틸, 제이콥 헬버그 등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면서 밴스를 지명하라는 요청을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에 대비해 자신들을 대변할 인물로 밴스 상원의원을 일찌감치 낙점해 공을 들여왔고, 마침내 결실을 거뒀다는 것이다.

실제 밴스를 매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1기 행정부 시절 과학 및 혁신에 반하는 정책에 실망한데다 결정적으로 2020년 의회 난입 사태 등을 거치며 극도로 소원해진 보수 진영 벤처 사업가들과 어느 정도 관계 회복에 성공할 수 있었고, 러닝메이트 낙점 배경에 이 역시 고려사항이었다는 후문이다.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 벨트 출신으로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벤처 캐피털에서 성공 신화를 쓴 밴스 의원은 트럼프 진영에서는 드물게 실리콘 밸리에 탄탄한 인맥을 구축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부통령 지명 이전인 지난 6월에도 색스와 함께 실리콘 밸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후원회를 개최하는 등 전통적 대기업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진보 색채가 짙은 이곳에서 네트워킹 쌓기에 주력해 왔다.

특히 지금의 밴스가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온 투자자 피터 틸은 그의 ‘멘토’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가 처음 업계에 발을 들일 때 고용주기도 했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와 오픈 AI의 샘 올트먼에게 투자해 남다른 안목을 입증한 피터 틸은 밴스의 가능성에도 일찌감치 주목해 초기부터 물심양면의 후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밴스가 2016년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를 출간해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후 틸이 밴스의 정계 진출을 도왔고, 2022년 상원의원 출마 당시에도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고 WP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밴스가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틸을 비롯한 이들 일부 배후 세력이 누리게 될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제기된다.

당장 실리콘 밸리 출신인 밴스 후보가 정치적으로 손쉬운 타깃이 되어온 테크 기업에 방어막을 구축하고 주요 정부 포스트에 자신들과 이념을 공유하는 테크 진영 인사를 밀어 넣어 강력한 진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분야보다 규제에 민감한 이들이 정책 결정에 이르는 손쉬운 지름길을 발견한 만큼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정경유착의 고리가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자인 델 존슨은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그들이 엘리트주의와 반동적 견해를 주입하는 최고의 방법이 규제”라며 “만약 밴처 투자자들이 대통령에게 접근하도록 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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