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로 자연발화·일부 지역에선 방화…주민 대피령·주변 고속도로 폐쇄
오리건주 산불 진화 비행기 1대 실종…캘리포니아주에선 40대 방화 용의자 체포
미국과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 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산불이 거주지를 위협하면서 수천 명이 대피하고 주택이 불에 타는가 하면 일부 고속도로가 폐쇄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CNN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리건주 베이커 카운티 인근에서 낙뢰로 인해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며 1천133㎢를 태웠다. 이는 남한 면적(약 10만㎢)의 1%에 해당한다.
오리건주에만 30여건의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고 주택을 포함해 10여개의 건물이 파손됐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는 전력 공급이 끊겼고 산불로 인한 연기가 84번 고속도로를 덮치면서 도로가 차단되기도 했다.
오리건 동부에서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섰던 비행기 1대가 실종돼 당국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비행기에는 조종사 1명이 타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북부 뷰티 카운티에서 발생한 불로 663㎢가 불에 탔다.
이 불은 애틀랜타시보다 더 큰 지역을 빠르게 태우면서 캘리포니아에서 올해 발생한 가장 큰 산불이 됐다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 불길이 3%만 진압된 가운데 뷰티 카운티를 중심으로 4천명이 넘는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 불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한 40대 남성이 체포됐다.
이 남성이 불에 타는 자동차를 18m 높이의 협곡에 밀어 넣는 장면이 목격됐으며, 이 자동차가 타올라 산불이 확산했다고 현지 검찰은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덥고 건조한 날씨, 낮은 습도, 바람 등으로 인해 우리가 진압하는 것보다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다호주에서는 낙뢰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면서 줄리아에타와 미르틀 지역 주민들이 대피했다.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 접경 지역에서는 낙뢰로 인한 산불로 지난 25일 오후 1천명이 대피했다. 산불은 리노에서 북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국유림을 태웠다.
앞서 지난 24일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도 샌디에이고 카운티 지역에서 발생한 불로 대피령이 내려졌다.
캐나다 서부에서는 수백건의 산불로 로키산맥의 주요 관광도시인 재스퍼의 절반이 잿더미로 변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산불로 지난 22일 밤 재스퍼 국립공원과 재스퍼 시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관광객과 주민 등 총 2만5천여명은 인근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