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6일(현지 시간)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파리 올림픽이 개막한다.
다음 달 11일까지 펼쳐질 이번 올림픽은 에펠탑 광장, 베르사유 궁전 등 세계적 랜드마크를 임시 경기장으로 바꾸는 도시재생을 화두로 진행한다고 한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유산도 즐길 수 있다니 1석 2조다.
필자는 마라톤·축구 등 스포츠를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직관(直觀)도 즐긴다. 주로 야구·축구·핸드볼 등 구기 종목을 보러 가는데 선수들 간 땀과 호흡이 가득 찬 경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필자가 다니는 회사는 여자 핸드볼 리그를 후원하고 있다.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다. 마침 여자 핸드볼이 이번 올림픽 본선에 출전한 유일한 구기 종목이라 책임감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예전에 ‘우생순’이라는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또 한 번 핸드볼이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
하계 올림픽은 말 그대로 뜨거운 여름에 열린다. 더운 여름날 밤 가족들과 수박을 베어 먹으며 TV 앞에 모여 함께 두 손 모으고 소리 질렀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메달을 따면 아파트 전체가 열광의 도가니다.
그 순간만큼은 크게 함성을 지르고 뛰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각종 매체가 발달한 요즘이지만 TV 앞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는 재미를 이길 순 없을 것 같다.
최근 올림픽에서 달라진 풍경이 하나 있다. 은메달·동메달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노메달이라도 최선을 다했거나 감동이 있다면 그 의미를 공유하고 기뻐한다.
개인적으로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를 좋아한다. 웃음, 파이팅 그리고 당당함이 넘치는 선수다. 지난 올림픽 때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선전했으나 아쉽게 2㎝ 차이로 4위에 입상했다.
당시 “잃을 게 없어서 즐기면서 뛰었다”고 한 인터뷰가 기억난다. 실제 8세 때 교통사고로 오른발이 왼발보다 작은 짝발이지만 그는 “구름발을 내딛는 왼발은 멀쩡해 다행”이라고 말하는 한계가 없는 비범한 선수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은 “올림픽 정신은 우정·연대감·페어플레이이며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는 금메달이나 국가별 메달 순위에 열광해 왔다. 바쁘게 앞만 보고 살아온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부터는 조그만 메모지 한 켠에 우상혁 선수나 대한민국 핸드볼처럼 감동을 준 선수의 이름과 종목을 기록해 보면 어떨까. 꼭 우리나라가 아니어도 좋다.
감동(感動) 메달을 찾고 그 감동 메달이 가장 많이 나온 국가가 이번 올림픽의 종합 우승이다.
새롭게 챙겨 볼 2024년 파리 올림픽으로 가슴이 벌써 두근두근 뛴다.
서울경제칼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