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에 출전하는 서건우(20·한국체대)가 “첫 문을 활짝 열겠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서건우는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릴 결전지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선배들이 밟아온 길을 따라왔는데, 이번엔 새로운 길을 처음 걷게 됐다”며 “선배들이 많은 것을 물려주신 것처럼, 나도 후배들에게 멋진 선구자가 될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남자 80㎏급엔 출전 선수를 파견하지 못했다.

초창기엔 국가별 올림픽 태권도 출전 종목에 제한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메달 획득 가능성이 컸던 경량급과 최중량급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했고, 최근엔 세계 태권도의 실력 평준화로 인해 출전권 획득에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서건우는 한국 태권도 남자 중량급 선수들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그는 “근력 운동과 기술 훈련은 완벽하게 마쳤다”라며 “이제는 사전 캠프에서 컨디션 관리와 마지막 준비 과정을 마무리하고 올림픽 무대에 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건우는 컨디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환경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프랑스 파리는 상당히 덥고, 선수촌엔 에어컨이 없다고 들었다”라며 “무더위는 컨디션 조절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난 더위에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엄청난 더위 속에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며 “당시 땡볕 하늘 아래 야외무대에서 경기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이번 대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 서상혁 씨의 응원도 서건우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서건우는 “아버지는 긴장하지 말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조언해주셨다”라며 “모든 것을 집중해서 대회에 임하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아버지 바람대로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출국장엔 서건우의 팬들과 학교 후배들이 몰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가수 서인국을 빼닮은 서건우는 태권도 선수 중엔 개인 팬이 많은 편이다.

서건우는 “서인국을 닮았다는 이야기는 종종 듣는다”라며 웃은 뒤 “지금은 다른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오로지 올림픽 무대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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