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만이 가진 특징
첫 2년간 교양 과목 집중
교수·학생 상호작용적 수업
기숙사 거주 의무 대학 많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주춤했던 미국 유학생 수가 다시 증가 추세다. ‘국제교육연구원’(IIE)의 ‘오픈 도어스’(Open Doors)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3학년도 미국 대학에 등록한 유학생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 대학에 처음으로 등록한 유학생 수는 전년도보다 14%나 늘었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 수치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해마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의 학생들이 미국 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미국 대학의 높은 교육의 질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미국 대학만이 지닌 장점과 특징을 알아본다.
■첫 2년 교양 과목 중심
미국 대학 과정 중 첫 2년은 주로 교양 과목을 집중적으로 수강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특화된 과목을 수강하기에 앞서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른바 미국 대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전인 교육’(Well-Rounded Education)이다.
이 같은 대학 교육 시스템은 영국 등 다른 나라와 크게 차이 나는 점이다. 영국의 경우 학생이 선택한 전공과목을 바로 수강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학 교육 과정이다.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공과 별도로 다양한 교양 과목을 수강하면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우고 광범위한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자신의 관심 분야와 강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학문 분야에 노출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전공 선택 없이도 입학
대부분 나라의 대학은 대학을 지원할 때 반드시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 대학의 경우 ‘전공 선택 없이도’(Undecided) 입학이 가능한데 미국 대학만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학생이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한 뒤 여러 과목을 수강해 보고 전공을 결정하는 경우가 미국 대학에서는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같은 학문적 유연성과 기초 교양 학문 중심의 ‘리버럴 아츠’(Liberal Arts) 학풍은 미국 대학만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여러 학문을 탐구한 뒤 필요하다면 전공을 바꿀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교수·학생 ‘상호작용적 학습’
미국 대학의 강의실 풍경은 다른 나라 대학과 사뭇 다르다. 수업 토론에 참여하는 등의 ‘상호작용적 학습’(Interactive Learning) 방식은 미국 대학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일부 나라 대학 강의는 학생의 참여가 오히려 금기시되고 교수 주도로 이뤄지지만,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는 유학생은 토론 등 적극적인 참여 자세가 요구된다. 높은 학업적 정직도와 성적 평가 시스템에 익숙해지는 것도 중요하다.
■다양한 과외 활동
한국 대학에도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있지만 그 역사는 미국 대학만큼 길지 않다. 미국 대학에는 다양한 클럽 활동과 스포츠 동아리 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규 과목 이해를 돕기 위해 병행되는 ‘코커리큘라’(Co-curricular) 과정도 두고 있다. 각 대학은 학생들이 이들 과외 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권장하는 것도 미국 대학만의 고유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과외 활동은 자신만의 ‘안락 지대’(Comfort Zone)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각종 활동을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친구를 사귈 기회를 얻고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리더십 능력도 기를 수 있다. 캠퍼스 내 과외 활동은 특히 유학생들에게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지닌 학생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과외 활동으로는 모의재판 클럽이나 모의 주식 투자 클럽과 같이 전공과 관련된 것들이 있고 체스 클럽처럼 취미 기반의 클럽도 다양하게 운영된다. 과외 활동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강의실 수업을 보완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과외 활동을 통해 자기 계발, 네트워킹, 리더십 경험을 쌓으면 전반적인 대학 경험에 큰 도움이 된다.
■기숙사 생활
미국 대학 캠퍼스 생활은 강의실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 입학 첫 해 기숙사 생활을 의무화하는 대학이 대부분으로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며 학문적 추구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캠퍼스 내 사회 활동은 대부분 수업, 클럽 활동, 이벤트 등을 통해 이뤄지지만, 룸메이트와 기숙사에 함께 거주하며 공동생활 규칙도 익혀야 한다. 기숙사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한곳에 모여 사는 공간으로, 서로의 다른 전통과 관습을 배우고 공유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높은 학비는 부담
미국 대학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높은 학비로도 유명하다. 유학생은 물론 국내 학생도 학비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 학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학자금 지원을 받기 힘든 유학생은 학비 전액을 본인 부담으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비 내역을 자세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비 중 수업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수업료 외에도 교재비, 교통비, 식사비, 기숙사비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된다. 미국 대학 진학에 드는 실제 비용을 이해해야 유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된다. 재정적으로 준비된 유학생이 대학 생활 성공 확률이 높고 졸업 후에도 재정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