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만든 기회’…반트럼프 진영 결집 계기 될까 주목

“오바마처럼 경선으로 강해져”…”검증으로 대중지지 구축”

“‘약체논란’ 해리스에도 기회”…오바마·펠로시 속마음도 경선인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를 전격 발표한 가운데, 유력지들이 민주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새 후보 선출을 위한 ‘공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일제히 권고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바이든이 물러났으니 민주당은 이제 개방적인 절차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커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유력한 대안일지도 모르지만, 경쟁적인 전당대회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제언했다.

WP는 “바이든의 결정은 그의 당뿐만 아니라 미래의 국가 지도자들 간의 경쟁적인 지명 과정을 통해 미국 정치 전반에 ‘리셋’의 기회를 만들었다”며 “2008년 버락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이 마라톤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기간에 그와 치열하게 경쟁했기 때문에 더 강력한 후보였고, 어쩌면 더 나은 대통령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종류의 심사 과정을 재현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이 티켓의 정상을 차지할 경쟁자들을 면밀히 살펴볼 시간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매체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 사퇴에 대한 민주당의 후속조치가 그 내용에 따라 반트럼프 진영의 결속력을 높이고 민주당 후보를 향한 대중적 지지를 키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은 용감한 선택을 했다. 민주당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사설로 가세했다.

NYT는 민주당으로서는 해리스 부통령을 새 후보로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유권자들도 그의 출전을 예상했다면서도 “당의 대의원들은 이런 결과에 대한 결정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와 붙어 이길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있다”며 “늦긴 했지만, 8월 19일 당의 지명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유력 후보들을 공개 검증에 밀어 넣어 후보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중적 지지를 구축할 시간은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사설에서 민주당이 새 후보 선출을 위해 어떤 방식을 채택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해리스 부통령 외 다른 후보를 고려할 수 있는 ‘개방형 전당대회'(open nominating convention)라는 강력한 방법이 있다고 제언했다.

WSJ은 다수가 입후보해 공개적으로 경쟁을 벌이고 전당대회에서 현장투표를 통해 새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매체는 “이는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의미하지만, 민주당이 트럼프에 맞설 가장 강력한 후보를 찾으면서 언론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해리스는 부통령 경험이 있지만, 2019년 당시 첫 경선 전에 사퇴해 형편없는 후보였음이 증명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최선의 후보는 아닐 것이라며 경선을 권고했다.

이 매체는 “당의 일부 원로들은 해리스를 지지함으로써 (선출) 속도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민주당의 최선의 이익이 아니며, 해리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그녀는 아직 자신이 강력한 후보라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당에 묻어가려는 것처럼 보일수록 승리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력에 의문을 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설이 나오면서부터 강력한 대체 후보로 거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를 공식화하면서 그를 공개 지지했고,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당내에서 ‘해리스 대세론’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어 공개경쟁을 희망하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펠로시 전 의장은 최근 동료들에게 ‘교체 후보는 승계가 아닌 경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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