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누가 민주당의 새 주자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등판 가능성에 다시 눈길이 쏠린다.
미셸 여사가 그동안 출마에 분명히 선을 그어온 만큼 그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미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지지자들 사이에선 ‘미셸 대안론’이 여전하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미셸 여사는 8년간 백악관 생활 중 특유의 솔직하고 소탈한 태도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려왔다.
남편의 퇴임 뒤인 2020년 발간한 자서전 ‘비커밍'(Becoming)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미셸 여사는 이 책의 오디오북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또한 팟캐스트 활동 등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도 했다.
이같은 인기로 인해 미 정치권 안팎에선 미셸 여사의 현실정치 참여 가능성이 끊임 없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그는 그럴 뜻이 없다는 점을 반복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그는 2022년 B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너무 싫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넷플릭스 시리즈에 출연해 “정치는 어렵다”며 “정치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그것을 원해야 하고,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영혼에 그것이 들어 있어야 한다. 내 영혼에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사무실 성명을 통해 자신의 대선 출마설을 일축하며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지난 달 27일 첫 대선후보 TV토론 뒤 민주당 내에 후보 교체 요구가 분출하면서 미셸 여사에 다시 눈길이 쏠렸다.
미셸 여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을 경우, 미셸이 50%의 지지율로 트럼프(39%)를 압도한다는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일 발표되기도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가 현실화하자 외신들도 미셸 여사의 향후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독자 6만6천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민주당 후보’로 미셸 여사를 꼽은 응답이 63%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꼽은 응답은 각각 5%에 그쳤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는 미셸 여사가 “영부인 시절부터 유명하고 인기가 많았다”며 “민주당 진영에는 미셸 여사를 후보로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언론인 조시 그랜시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앉히는 ‘대관식’의 유혹을 저항해야 한다며 “진정한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외부 인사가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미셸 여사가 대안이 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정치 참여에 분명히 선을 그은 데다 후보 확정 기한과 선거 자금 운용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해리스 부통령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의견이 민주당 내에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후보 승계를 둘러싸고 당분간 당내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