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직을 사퇴하자 그의 아들이자 ‘아픈 손가락’인 헌터 바이든은 모든 미국 국민이 힘든 결정을 내린 바이든을 위해 감사를 표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UPI 통신 등에 따르면 헌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매일 밤 그(바이든)에게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할 수 있었던 건 내게는 행운이었다”면서 “모든 미국인이 오늘 밤 나와 함께 같은 일을 하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헌터는 “대통령으로서, 또 부모로서의 그에게 흔들리지 않는 지표가 됐던 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라면서 “한 남자로서의 그와, 54년간 공직자로 재직해 온 그 사이에 거리가 없었다는 점에서 그는 오늘날의 공직 생활에서 독보적 존재였다”고 말했다.
헌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수십년간 미국을 위해 봉사해 왔다면서 국민을 위한 그의 진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헌터는 “평생 동안 나는 그가 셀 수 없는 수의 일반 미국시민들의 아픔을 처리하는 것을 목격해 왔다. 그는 그들이 힘들때 자신에게 전화하길 원했기에 그들에게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를 건네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리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1970년 바이든 대통령과 교통사고로 숨진 전처 닐리아 사이에서 태어난 차남 헌터는 마약에 빠진 전력이 있고, 우크라이나 기업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했던 인물이다.
최근에는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소지·구매한 혐의와 관련,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올해 6월 모든 혐의에 유죄 평결을 내리면서 11월 미국 차기 대선에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이면서도 그를 심리적으로 지탱하는 버팀목 중 하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후보 TV토론 참패로 ‘중도사퇴론’이 불거진 뒤에도 이에 맞서 완주를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