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성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제철 과일부터 채소까지 주요 산지 침수 피해가 속출해 ‘신선 물가 급등’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철 과일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큰 품목은 수박이다. 대표 산지인 충남 논산·부여의 경우 지난주부터 내린 많은 비로 전체 하우스 재배 산지의 60∼70% 이상이 침수 피해를 봤다. 이들 지역은 전국 수박 하우스 물량의 70% 안팎을 도맡고 있다.
해당 지역 비 피해는 당장 일선 유통 채널의 상품 수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 노지·하우스를 포함한 전체 수박 물량의 30∼40%를 이 지역에서 공급받는 한 대형마트는 수박 정상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까지 90% 이상을 유지하던 비파괴 당도 검사 통과율이 최근 70%까지 떨어졌다. 최근 수박을 구매한 소비자의 반품·환불 비율도 지난달보다 10% 넘게 높아졌다. 비파괴 당도 선별기가 상품에 스며든 수분을 미처 잡아내지 못하면서다.
물량 비중이 비교적 큰 수박 산지가 대규모 수해를 겪으면서 가격 불안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늘어진 장마와 잦은 폭우에 따른 작황 악화로 생산 물량이 줄어 통당 가격이 4∼5만원까지 치솟은 지난해 ‘수박 대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수박 물량 추가 확보와 품질 관리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는 2주 전부터 상대적으로 비 피해가 적은 전북 고창의 노지 재배 물량을 확대했고 지난주에는 강원도 양구지역의 노지 재배 수박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번 주부턴 경북 봉화·영양, 전북 진안·장수 등 300m 이상 고산지 수박을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양구, 봉화, 진안, 무주(전북), 단양(충북) 등 비 피해가 거의 없는 고산지 수박 물량을 추가 매입해 가격 안정화를 꾀할 방침이다.
채소도 수해와 일조량 부족 여파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폭우로 충청지역 상추 하우스 산지의 약 70%, 깻잎은 40∼50%가 각각 침수 피해를 봤다. 경기지역 엽채류 산지도 일부 비 피해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