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반군이 통치하는 호데이다항 공습…이 “우리 국민 해쳤기 때문”
이스라엘군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통치하는 북부 항구도시 호데이다를 공습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과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후티가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심장부 텔아비브를 공격한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군이 보복에 나선 것이다.
작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이 예멘을 직접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TV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홍해에 접한 호데이다항의 유류 탱크 등 정유 시설이 폭격당했다. 전력 시설도 일부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 보건부는 “이스라엘 적군이 석유 저장고를 습격해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아직 사상자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최근 수개월간 후티 테러정권이 이스라엘에 수백차례 공격을 가한 것에 대응해 예멘 호데이다 항구의 군사 목표물을 전투기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레바논의 알마야딘 방송은 이스라엘군의 F-35가 출격했다고 보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중동 전역에서 지금 호데이다에서 발생한 화재를 볼 수 있다는 것의 의미는 분명하다”며 “후티는 우리를 200번 넘게 공격했지만, (어제) 처음으로 이스라엘 시민에게 해를 입혔기 때문에 우리도 그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어디에서든 이런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갈란트 장관이 예멘 폭격을 결정했으며, 오후 긴급 소집된 내각 회의에서 최종 승인됐다. 이스라엘은 폭격에 앞서 미국 등 동맹국에 작전 계획을 미리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새벽 텔아비브의 한 아파트 건물에 이란제 드론이 내리꽂히며 1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후티는 이것이 자신들의 공격이었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예멘은 작년 11월부터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 삼아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해왔지만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적은 없었다.
이스라엘이 예멘에 직접 보복을 가하면서 후티, 헤즈볼라, 하마스 등 이란이 이끄는 ‘저항의 축’ 세력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최근 북부 국경 넘어 레바논 남부의 친이란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와도 더 빈번히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