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전 하원의장, ‘국민참여식 예비경선’ 선호 입장 천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후보 사퇴에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선 이미 교체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에 대한 의견교환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원로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최근 캘리포니아를 지역구로 둔 동료 하원의원들에게 ‘교체 후보는 승계가 아닌 경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진 사퇴할 경우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자리를 승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는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이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국민 참여식 예비선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에게도 투표권을 주고, 백지에서 후보를 선출하자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 로프그린 하원의원은 이날 MSNBC에 출연해 “(경선 없는) 대관식은 안된다”며 “버락 오바마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관하는 형식의 예비선거를 하면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주요 경합주의 주지사나 상원의원 등 선거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인물들이 당내에 적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민주당에선 경합주 승리를 위해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대체 후보로 거론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지닌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는 지난 4년간 해리스 부통령이 별다른 존재감이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다만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승계 0순위’로 거론되는 해리스 부통령을 반대하기 위해 경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아무런 경쟁 없이 후보 자리를 승계하는 그림보다는 치열한 경선을 거쳐 후보에 오르는 것이 민주당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TV 토론 이후 실시된 11차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교체 후보로 나서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있는 대선 판도를 바꾸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차례 중 4차례의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다소 줄였지만, 나머지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거나 변화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만약 교체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이 실시된다면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의 반발을 부를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의 첫 여성 흑인 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자연스러운 시나리오로 평가되는 후보 승계 대신 경선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 자체가 내분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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