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운영 집중 못하고 상호비난도…후원자들 “상·하원 지원도 끊겠다”

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방법이 보이지 않으면서 바이든 대선 캠프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CNN이 19일 보도했다.

CNN은 민주당 당직자, 백악관 참모, 캠프 관계자, 지원 단체 20여명을 취재한 결과 현재 캠프 분위기가 매우 암담하고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참패 이후에도 그를 지지해온 백악관과 대선 캠프의 보좌관들마저 후보사퇴 논란이 계속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과 대통령 모두 상처만 입는 상황이 너무 부담스럽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는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으며 일부는 이미 “조용히 단념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제는 다수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후보직 사퇴 결정을 내리길 기다리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캠프 내부 대화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오프 더 레코드(보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상황) 환경에서 ‘바이든이 남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바이든 보좌관은 “게임오버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너서클에 대한 믿음이 붕괴했다고 전했다.

다른 고위 정무직이나 행정부 참모들은 이너서클이 망상에 빠져 자기 이익만 챙긴다고 주장하며, 주요 후원자들은 화가 나서 졸도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이너서클 아래에 있는 선임 참모들도 선거를 챙기기보다는 하루하루 상황이 얼마나 더 나빠지고 있는지에 대해 서로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형국이다.

캠프 인원 다수는 바로 옆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되는 등 서로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고 한다.

다수 선임 참모는 현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거나 질문할 경우 불충하다고 찍힐까 걱정하고 있다고 CNN에 밝혔다.

백악관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대선 캠프 간에는 서로를 비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백악관 인사들은 ‘우리는 그래도 정책 홍보와 정부 운영을 하느라 바쁘다’고 주장하고, 캠프 인사들은 백악관 사람들이 언론에 익명으로 신세를 한탄하는 동안 자신들은 캠페인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사퇴를 압박하면 할수록 역효과가 난다는 우려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과 이너서클을 2020년 대선 때 지원한 오랜 보좌관은 “맞아 쓰러지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행동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들(가족과 이너서클)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민주당 지도부 다수는 바이든 대통령 사퇴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수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이길 가능성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이 문제가 부각될 수록 여론조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후원자들이 돈을 거둬들이며, 바이든 대통령이 뭘 해도 실패자처럼 보도되는 언론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선거자금 후원도 줄고 있다.

성난 후원자들은 이제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도록 더 나서지 않으면 민주당의 상원과 하원 선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선거자금 모금에 깊숙이 관여하는 한 민주당 전략가는 “후원자들은 바이든이 대통령 후보로 있으면 하원과 상원도 넘어간다고 믿는다”며 “그들은 대선에 돈을 낭비한 뒤에 상·하원 선거에서도 돈을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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