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넬 前주독대사, 나토 회원국 겨냥해 방위비 분담 증액 거듭 강조
“美는 35조달러 국가부채 있는데 美 안보지원 받는 獨은 흑자” 비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책사인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측이 미국과 동맹국간의 안보 관련 ‘책임 공유’에 대해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연 외신기자회견에서 “전세계 어떤 클럽(회원제 모임)도 자기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는 회원이 될 수 없고, 그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이날 회견에선 미국 동맹국의 비용 분담 문제와 관련해 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겨냥했으나 한국과 일본 등 인·태지역 동맹국까지 우회적으로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한 나토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은 나토를 해치는 격이라며 “미국 중서부 주민들은 돈을 내지 않고 이익을 누리는 나라에 대해 매우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특히 자신이 대사로 근무했던 독일에 대해 “미국은 35조 달러(약 4경8천조원)의 국가 부채가 있는데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는) 독일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나토는 개혁이 필요한 위대한 조직”이라고 칭했다.
그는 “나토는 현 회원국이 공정한 몫을 내지 않으면 회원국을 추가해서는 안 된다”며 “다른 나라들이 내지 않고 있는 비용을 계속 미국인들이 지불하도록 만드는 것에 대해 (나토의 일부 회원국들은) 부끄럽게 생각하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집권기인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독일 주재 대사로 재직했고, 정권 후반기에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도 맡았다.
그는 주독 대사 시절 ‘미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설파하고 유럽의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촉구해 독일을 포함한 각국 외교관들과의 관계가 껄끄러웠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그는 전당대회 3일차인 전날 찬조연설자로 나서 “워싱턴 D.C.는 미국의 수도가 아니라 세계의 수도가 됐다”면서 과거 정부의 대외정책을 비판한 뒤 “이제는 미국을 우선해야 할 시간”이라며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분야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예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