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북 봉화에서 발생한 ‘복날 살충제 사건’을 나흘째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사건 당일 피해자들이 단체로 그라운드 골프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
18일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5일 오전 6시 40분께 피해자 4명 등 일행 10여 명은 봉화군 한 그라운드 골프장을 찾아 자체 경기에 참여했다. 골프장을 찾은 일행은 사건이 발생한 봉화읍 내성4리만이 아닌 각 마을 출신 남녀 혼성 어르신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전 피해자들의 행적과 특이점을 파악하기 위해 그라운드 골프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 확보에 나섰다. 또한 관할 체육회를 통해 그라운드 골프 협회원 명단을 파악 중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그날 출근을 했는데 이미 해당 일행들이 코스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며 “바로 옆에서 잔디를 정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켜볼 수 있었는데 다투거나 이상한 분위기는 감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복날 살충제 사건’은 초복이었던 지난 15일 봉화군 봉화읍의 마을 경로당 회원 41명이 음식점에서 오리고기를 나눠 먹은 뒤 발생했다. 식사를 한 당일 노인복지관에서 3명이, 다음날 1명이 경로당에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피해자 4명은 골프 경기 이후 각자 귀가한 뒤 다시 식당에 모여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식사 후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복수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식사 후 마신 커피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이들이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실 당시 경로당 안에 몇 명이 있었는지에 대해진술이 불일치한 탓에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인 진술이 중요한 상황이라 마을 주민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행적을 좇겠다”고 말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