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듀서에서 공화당 전국위 공동의장으로…시아버지 지원사격
부인 멜라니아·장녀 이방카는 전당대회 아직 불참…”역할 불확실”
‘며느리가 주목받으면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딸 이방카의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 번째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미 공화당 전당대회와 관련, 트럼프가(家) 여성들의 행보에 대해 이런 관전평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은 전당대회 이틀째인 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했다.
전통적으로 대선 후보의 부인이 하던 연설을 며느리가 대신한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한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을 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인 2020년에는 백악관 장미정원에서 같은 연설을 했다.
라라 의장은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시아버지이고, 물론 내 두 자녀에게도 훌륭한 할아버지”라며 “가족을 위해 희생한 사람이고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한껏 치켜세웠다.
FT는 라라 의장이 대선 후보의 부인에게만 주어지는 자리에서 이런 연설을 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1세의 라라 의장이 이번 대선 국면에서 정치에 무관심한 타블로이드 TV 프로듀서에서 정당 보스로 급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초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화당 전국위 공동의장 선거 출마를 제안받았으며 3월에 선출됐다.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는 전당 대회 이틀째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멜라니아 여사의 경우 이번 주 후반 행사에는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당한 다음 날인 14일 성명을 통해 총격범을 규탄하며 국가적인 단합을 촉구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일정 대부분에 불참하며 은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도 아직 전당대회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방카는 남은 전당대회 일정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향후 선거운동에서 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더 큰 역할을 맡을지는 불확실하다고 FT는 관측했다.
이방카 부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보좌했지만, 지금은 선거운동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앞서 이방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 번째 대권 도전을 발표한 이후 이번에는 어린 자녀와 사생활을 우선시하겠다며 “항상 아버지를 지지하겠지만 정치 무대 밖에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에 관한 여러 책을 쓴 케이트 앤더슨 브라우어는 대선 후보자의 배우자가 전당대회에서 연설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당대회 연설 때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문을 표절했다는 비난을 받는 멜라니아 여사가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우어는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트럼프에게는 멜라니아 여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트럼프 가문의 여성 대표가 절실히 필요했다”며 “라라가 그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