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15~18일 밀워키서 전당대회…트럼프, 18일 재집권 비전·정책 발표
15일께 부통령 후보 발표 예상…공화, ‘트럼프 우위’에 대선승리 기대 고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13일(현지시간)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돼 대권 도전에 다시 나서게 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대선 출정식 격인 전당대회를 치르게 됐다.
잔폭적인 당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하순 열린 대선 후보 첫 TV토론 이후 경쟁자인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 벌리면서 당내에서는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 상태다.
다만 ‘성추문 입막음돈 사건’에 대한 유죄 평결을 비롯해 잇단 형사기소 등으로 초래된,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적지 않은 비호감은 해소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민주당이 내홍을 수습하고 반(反)트럼프를 기치로 지지층을 단속하고 외연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굳히기 위해서는 경합주 위주로 중도층 공략에 더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화당은 15일부터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농구팀 밀워키 벅스의 홈구장인 파이서브 포럼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한다.
공화당 대의원은 2천400여명 정도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경선 시작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지난 3월에 이미 후보 확정에 필요한 과반 대의원을 확보함으로써 이번에는 사실상 ‘대선 후보 대관식’의 의미가 더 크다.
특히 어느 때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대회 기간 전반적으로 축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열리는 이번 전당대회는 ▲ 15일에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경제) ▲ 16일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이민·범죄) ▲ 17일 미국을 다시 강하게(외교·안보) ▲ 18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국정 전반) 등을 주제로 각각 진행된다.
이 기간 당내외 유명 인사들이 연설자로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대선 승리를 다짐할 예정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세부 연설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꼽혔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부통령 후보군인 엘리스 스테파니크 하원의원(뉴욕), 극우 성향의 친(親)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 등과 함께 래퍼 앰버 로즈 등이 무대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선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전당대회에 초청받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은 이번에서도 전면에 나서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주니어도 연설에 나서며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전국위 공동의장으로 남편 에릭과 함께 행사장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남편의 선거 운동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는 부인 멜라니아도 이번 행사에는 참석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설할지는 불투명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가 시작되는 15일께 자신의 러닝메이트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이미 부통령 후보를 결정했다고는 말했으나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다.
부통령 후보로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53), J.D. 밴스 상원의원(39),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67) 등 3명이 집중적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부통령 후보는 17일 연설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인 18일에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2기 국정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대의원, 당 관계자, 언론, 경찰 등 5만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기간에는 반(反)트럼프 집회도 예정돼 있으며 민주당 전국위원회도 50여대의 버스를 동원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밀워키 당국은 행사 기간 치안 유지 등을 위해 4천500명가량의 경찰을 다른 지역에서 파견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공화당에 이어 민주당도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다만 공화당이 이끄는 오하이오주가 다음 달 7일 대선후보 등록을 마감할 예정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그에 앞서서 화상으로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내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한 미국의 위기를 막기 위해 당과 유권자들이 결집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요구가 계속 분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이 대선 후보로 나서는 시나리오도 계속 나오고 있다.
공화당에 이어 민주당까지 전당대회를 마치면 오는 11월 5일 대선을 향한 공식 선거전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간다.
미국 대선에서는 전통적으로는 9월부터 대통령 후보 3차례, 부통령 후보 1차례의 공식TV토론이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6월과 9월에 두 차례에 걸쳐 토론을 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현재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대체로 대선 판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승부는 대선 때마다 승패를 결정해온 6~7곳의 경합주에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스트벨트(rust belt·미국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위치한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이 핵심 경합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에서서 승리해야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곳까지 이길 경우 확실히 승기를 굳힐 수 있다는 평가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지난 12일 공개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개 경합주 가운데 위스콘신을 제외한 6곳에서 우위에 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등 4개 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격차가 5%포인트 이상 났지만,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는 격차가 각각 1%포인트, 3%포인트에 그쳤다.
이번 대선은 ▲ 인플레이션 및 경제 ▲ 이민·낙태 정책 ▲ 동맹 관계 및 외교·안보 정책 ▲ 민주주의 가치 등이 핵심적인 정책 이슈지만, 정책보다는 후보 자질 문제가 판세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차례 형사 기소되고 이후 유죄 평결까지 받았음에도 당내 지지는 오히려 더 공고해졌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 이후 고령·인지력 문제가 재부각되면서 일부 우군 및 당내 지지 이탈로 위기를 맞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