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대 정론지, 각각 트럼프-바이든 공개 비토

미국 양대 정론지로 평가받는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11월 대선에서 맞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적격’ 딱지를 붙이는 논설과 ‘사퇴’를 압박하는 사설을 각각 실어 눈길을 끌었다.

4건의 형사기소를 당한 뒤 성추문 관련 입막음돈 지급 건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81세 고령에 따른 인지력 및 건강 문제를 드러낸 바이든 대통령 양쪽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이 공개적 비토에 잇따라 나선 셈이다.

NYT 논설위원실은 12일(현지시간)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로 홈페이지의 오피니언 섹션에 올린 논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언행이 위험하고, 나라보다 자신을 중시하며, 법을 혐오한다고 지적했다.

논설은 “한때 위대했던 정당(공화당)은 지금 이 나라 긴 역사에서 대선에 출마했던 그 누구보다 명백히 대통령직에 부적합한 사람의 이익에 봉사한다”면서 “그(트럼프)의 가치관, 기질, 생각, 언어는 이 나라를 위대하게 만든 많은 것에 정면으로 반(反)한다”고 주장했다.

논설은 “이번 선거에 걸린 것은 정책상의 이견보다 근본적인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과 최고 사령관에게 어떤 자질이 가장 중요한지에 관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권자들에게 트럼프 집권 2기의 위험을 직시하고, 그것(집권)을 좌절시키길 촉구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필요한 핵심적 자질과 가치관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7일 후보 TV토론을 계기로 인지력 및 건강 저하 논쟁이 증폭된 상황에서 출마 의지를 고수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용단’을 촉구하는 취지의 사설을 실었다.

WP는 사설에서 “바이든은 그가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음을 부정하고, 부정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길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내 치적을 위해 선거에 나선 것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위해 재선에 도전하느냐”고 반문한 뒤 “유일하게 옳은 대답은 미국의 이익”이라고 부연했다.

사설은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영향력과 접근권을 가진 사람들은 지금 당장 무엇이 요구되는지 강력하고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2020년에 이어 2번째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하겠다는 입장이나 사퇴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막하는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자신의 생애 3번째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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