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외정책엔 달변…트럼프 이길 전략엔 횡설수설
NYT “우크라전·가자전쟁 등 외교사안 강한 이해력 답변”
“최적의 민주당 대선 후보인지 보여줄 메시지는 못 내놔”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워싱턴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한 기자회견의 세부 발언을 놓고 현지 언론의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 정책에 대해선 높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답변했지만, 올해 11월 대선에서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인지 설명하는 데는 고전했다고 평가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 정책에서는 깊이 있는 지식을 보여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말을 더듬고 이름을 혼동하거나 가끔 두서없이 답변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고령으로 인한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 문제에 관한 한 여전히 핵심을 보는 강한 이해력을 보여줬다고 NYT는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외교 사안에 대해 길고 자세하게 답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관련해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꼭 집어 “치러야 할 대가가 있음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와 크렘린궁을 포함한 러시아 깊숙한 곳을 타격하는 데 미국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하는 이스라엘이 미국에 “때때로 협력적이지 않다”고 언급하며 가자지구 원조를 위한 자신의 노력을 상세히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대선에 세계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입장도 보였다.
세계의 동료 정상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들의 국가에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이룬 업적을 길게 열거하면서 계속 일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왜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인지 간결한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오히려 횡설수설하는 모습으로 보일 정도로 장황하게 발언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출마를 결심했다”며 “그러나 나는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그것은 아시다시피 ‘바이든은 대본 없이 우리와 함께 앉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바이든은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쨌든”이라는 말도 했다.
민주당 안팎에서 대선 후보 사퇴 요구를 받는 바이든 대통령은 “짧은 기간에 (대선 후보를) 교체하기는 엄청나게 어렵다”며 자신이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면 모든 일이 헛수고가 될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조사는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지만, 다른 민주당 당원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통치할 수 있는 최고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믿고, 이길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하지만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다른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끔찍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