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정상회의’…동맹들, 트럼프 이너서클 접촉에 분주

유럽 안보구상 파악 주력…재집권 때 나토 살아남을까 우려도

이번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를 주재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나토 회원국 관리들은 회의장 밖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을 만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럽 안보 구상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뒤편에선 ‘비공식 나토 정상회의’도 있다며 나토 회원국들의 이런 움직임을 전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번 나토 정상회담을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과의 접촉 확대 기회로 삼았다.

유럽 안보 문제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캠프의 정책 구상을 알아보고 대비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 방어와 나토 동맹 결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꼽힌다.

나토 회원국 관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고문인 키스 켈로그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장, 존 볼턴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만났다.

이중 그레넬 전 대사는 흐리스티얀 미츠코스키 북마케도니아 총리와 지난 7일 만찬을 하고, 그다음 날에는 튀르키예 고위 관리들과 조찬을 했다.

유럽의 한 고위 외교관은 “우리가 트럼프 사람들을 만나는지 모두가 계속 묻는데 대답은 물론”이라며 수년간 그래왔지만 나토 정상회의가 이번 주 미국에서 열린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선거캠프에 비공식적으로 참여한 트럼프 행정부 전직 관리는 자신이 수년간 유럽 인사들을 만났지만 “지난 4주간 그 만남은 더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나토에 대한 그(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이 어떨지에 엄청난 관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나토 회원국 관리들이 지금까지 들은 전반적인 메시지는 동맹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더 늘려야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 동맹과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싸움을 지지할 것이라는 내용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전직 관리들을 만난 유럽의 한 고위 관리는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나토보다 정적들에 대한 보복에 더 집중할 것이다. 나토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동맹국 정상 중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난다.

친러시아 성향으로 다른 나토 동맹국들과 마찰을 빚는 오르반 총리는 이날 나토 정상회의 폐막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로 떠났다.

오르반 총리는 과거 재임 시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호적 태도를 보여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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