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양념 ‘베이글 세서미’ 한인 검역 걸려 압수당해

한인 검역 걸려 압수당해
육류·씨앗류 등도 대상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돌아온 미주 한인 김모씨는 한국 입국시 세관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한국의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다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미국식 양념인 ‘베이글 세서미’ 시즈닝을 나눠주기로 하고 트레이더 조에서 ‘에브리띵 벗 더 베이글 세서미’에서 이 제품을 여러개 구매했다. 그런데 장시간 비행 끝에 한국에 도착해 위탁 수하물을 찾은 김씨는 자신의 가방에 노란색 잠금장치가 부착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검역 검색대로 이동해 이유를 묻자 직원은 김씨가 마약류가 함유된 반입금지물품을 싣고 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무작위로 세관 짐 검사에 걸렸다고 생각했다”며 “알고 보니 선물용으로 가져 간 베이글 세서미 양념이 문제였고 다 몰수당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 방문시 무심코 반입금지 물품을 가지고 갔다가 세관에서 적발돼 물건을 압수당하는 등 곤욕을 치르는 사례가 늘고 있어 한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김씨의 사례처럼 문제가 없어 보이는 양념류도 알고 보면 마약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한국에서 반입금지 물품으로 분류돼 있고 일부 식품류들도 검역 과정에서 걸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구입했던 베이글 세서미는 일부 인플루언서들의 유튜브를 비롯해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빵에 뿌려먹는 맛있는 양념으로 소개되면서 한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한국 방문시 챙겨가야 할 선물리스트에도 자주 오르고 있다. 문제는 베이글 세서미 속에는 마약류 성분인 ‘파피 시드(Poppy Seed·양귀비씨)‘가 아주 소량 들어 있는데 미국이나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는 약간의 파피 시드가 들어간 베이글 세서미를 식용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마약류 성분이 들어 있다며 반입금지 물품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베이글 세서미 양념을 선물용으로 구입해 비행기를 탔다가 한국 세관에 적발되어 특별 수하물 검사로 넘겨지고 모조리 빼앗기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인들이 한국 방문시 선물로 자주 구입하는 육포와 호두, 육류 성분이 스프에 들어가 있는 라면 등도 규정상 반입 금지 제품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육류, 과일, 씨앗류, 뿌리가 남아 있는 자연 농산물 등과 멸균/살균 처리가 되지 않은 유제품도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반입 금지 물품이 적발될 경우 금지품목은 공항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냉동고에 보관돼 전용 보관차에 실려 공항 폐기물 소각장에서 처리된다. 만약 여행객이 폐기 처리를 원하지 않는다면 보관료를 내고 인천공항에 보관 후 출국할 때 다시 가지고 나갈 수 있으며 반송 처리도 가능하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반입이 금지된 음식물 목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의 상황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농수산물과 농수산 가공품, 씨앗류 등의 미국 내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반입 금지 품목을 세관 신고서에 기입하였을 경우에는 압수 및 폐기로 끝나지만, 세관 신고서에 기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발될 경우 압수 및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실제로 한인 조모씨는 몇년 전 한국 방문시 한국의 채소 씨앗을 사다달라는 부모님의 부탁을 받고 이를 들여오다가 LAX에서 CBP에 적발돼 압수당한 것은 물론 이후 입국심사를 받을 때마다 2차 조사로 넘겨지는 불편을 겪고 있다.

미주 한인들이 한국에서 많이 구입해 오는 라면이나 만두, 순대 등과 같은 육류 가공식품과 인삼, 말린 고추, FDA 인증이 없는 의약품이나 한약재 등은 반입금지 품목이다. 그러나 김치나 반찬, 김 등 육류가 아닌 가공 식품의 경우는 세관 검색대 통과에 문제가 없다고 공항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주 한국일보 황의경 기자]

0
0
Shar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